'MMORPG'에 해당되는 글 3건
[글강, 2006/05/28 16:36, Game]
MMORPG에서의 전투를 대충 큼지막하게 2가지로 나눠놓으면... PvP(Player vs Player)와 PvE(Player vs Environment)로 분류할 수 있다.
PvP는 말 그대로 유저끼리 PK하면서 노는 것 -_-a 뭐 서로의 합의가 전제된다는 점에서 Player Killing이라 보기는 애매하지만 암튼 대충대충.
PvE는 흔히들 '사냥'이라고 부르는... 유저와 게임 환경과의 전투이다. 게임 환경 중에서 유저에게 적대적인 녀석은 역시 '몬스터'가 대표적이고, 그래서 흔히 PvE는 사냥이라는 형태로 구현되곤 한다.
PvP는 이 글에서 일단 논외. PvE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보자.
흔히들 MMORPG의 재미를 이야기할 때에는 큼지막한 이야기들을 즐겨하곤 한다.
커뮤니티가 어쩌구, 세계관이 저쩌구, 뭐 이런 식의 거시 담론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MMORPG에서 유저들이 '세계'와 수행하는 가장 빈번한 인터액션이 '전투(=사냥)'라는 점을 생각할 때, PvE로 압축시킨 미시적인 탐구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거창한 세계관이니, 공성전이니... 그런건 일단 잊자. 여기 한명의 캐릭터가 있고, 저기 한마리의 몬스터가 있다. 이 둘 사이의 전투는 길어야 1분 미만... 그렇다면 그 1분 미만의 시간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1단계. 랜덤 수치 싸움
2단계. 공격 방식의 다양화
3단계. 패턴과 상성
4단계. 위치의 활용
자... 위치의 활용까지.
랜덤 수치 싸움에서부터 시작하여, 이러저러한 아이디어들을 덧붙이고, 결국 위치와 패턴과 상성을 이용하는 다이내믹한 전략적 전투까지 생각을 진행해 봤다.
4단계에서 또 한발자국 나아가는 5단계가 있을까? 있을지도?
하지만 난 4단계 이상은 생각하지 못하겠으니 여기서 GG. 그나마도 이 생각은 나 혼자서 한 것이 아니라 여러 MMORPG들이 보여주는 전투 시스템에 대한 관찰의 일환이다.
자... 그러면. 4단계까지 모두 활용한 게임은 과연...
재미있을까?
이런 전투가 과연...
재미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을거라 생각하지만... 글쎄. 유저들도 그렇게 생각할는지는 심히 의문.
사실 4단계까지 충족시키는 MMORPG는 적지 않게 존재하는데... 거의 다 망했기 때문이다 -_-a
물론 MMORPG는 전투 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전투를 뒷받침해주는 여러가지 컨텐츠들 역시 다양한 재미 요소를 충족시켜 줘야 한다고는 하지만...
그런 게임들의 게시판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게임 이렇게 만들면 망한다. 무슨 스타크래프트 하는 것도 아니고... 자고로 한 손에 담배 한대 들고 느긋하게 클릭질 해도 아이템만 좋으면 장땡인 게임이 결국 성공하는 법이라니까.'라는 친절한(?) 유저 니마들의 조언을 보면 안구에 습기가 ㄱ-;;;
결국 MMORPG에서 지향해야 하는 전투 방식은 내가 비꼬듯이 적어놓은 1단계인 것은 아닐까... (먼산)
'전투는 다이내믹하고 전략성이 있어야지!'라는건 결국 대중과 괴리된 오탁후적인 생각은 아닐까... (안습)
PvP는 말 그대로 유저끼리 PK하면서 노는 것 -_-a 뭐 서로의 합의가 전제된다는 점에서 Player Killing이라 보기는 애매하지만 암튼 대충대충.
PvE는 흔히들 '사냥'이라고 부르는... 유저와 게임 환경과의 전투이다. 게임 환경 중에서 유저에게 적대적인 녀석은 역시 '몬스터'가 대표적이고, 그래서 흔히 PvE는 사냥이라는 형태로 구현되곤 한다.
PvP는 이 글에서 일단 논외. PvE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보자.
흔히들 MMORPG의 재미를 이야기할 때에는 큼지막한 이야기들을 즐겨하곤 한다.
커뮤니티가 어쩌구, 세계관이 저쩌구, 뭐 이런 식의 거시 담론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MMORPG에서 유저들이 '세계'와 수행하는 가장 빈번한 인터액션이 '전투(=사냥)'라는 점을 생각할 때, PvE로 압축시킨 미시적인 탐구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거창한 세계관이니, 공성전이니... 그런건 일단 잊자. 여기 한명의 캐릭터가 있고, 저기 한마리의 몬스터가 있다. 이 둘 사이의 전투는 길어야 1분 미만... 그렇다면 그 1분 미만의 시간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1단계. 랜덤 수치 싸움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PvE의 형태는... 랜덤 수치 싸움이다.
즉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수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수치들을 기반으로 하여 몇가지 불특정 변수를 가지고 랜덤, 랜덤, 랜덤... 그리고 제약적 선택.
조금 쉽게 이야기를 하자면 '너 몬스터냐?! 나 캐릭터야! 한판 뜨자! 툭! 탁! 툭! 탁! 엇 크리티컬! 엇 회피! 엇 블럭! 엇 HP가 낮잖아~ 물약!' 이런 식이라고나 할까?
이는 얼핏 개념적으로 보자면 슬롯 머신류의 전자 도박에 가까운 방식이다.
유저가 결정하는 것은 전투의 시작 시점과 장소 정도...? 전투 자체는 그저 확률에 의해 결정되는 공격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한방'의 쾌감 - 크리티컬(?) 등이 어우러져 자동으로 진행된다.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유저가 신경쓸 것은 몬스터의 HP와 캐릭터의 HP 뿐이며, 제 때 제 때 물약이나 빨아주면 만사 OK. 아 공격 스킬? 역시 돌아가면서 탁 탁 탁 눌러주면 만사 OK.
이런 전투에서 높은 난이도란 곧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수치가 캐릭터의 그것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난수의 발생폭 자체가 높은 것이다. 난이도 극복을 위해서는... 다시 몬스터보다 높은 수치를 갖추면 될 뿐.
지극히 간단하고, 이해가 쉬운 전투 시스템이다. 하지만... 재미있을까?
아아... 이런 단순한 전투를 모으고 모아서 세계관으로 연계하고, 몬스터의 설정을 강조하며, 화려한 비쥬얼 로 커버 어쩌고 저쩌고... 뭐 이런건 일단 제외하자니까. '전투 자체'만 놓고 보았을 때... 과연 재미있을까?
즉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수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수치들을 기반으로 하여 몇가지 불특정 변수를 가지고 랜덤, 랜덤, 랜덤... 그리고 제약적 선택.
조금 쉽게 이야기를 하자면 '너 몬스터냐?! 나 캐릭터야! 한판 뜨자! 툭! 탁! 툭! 탁! 엇 크리티컬! 엇 회피! 엇 블럭! 엇 HP가 낮잖아~ 물약!' 이런 식이라고나 할까?
이는 얼핏 개념적으로 보자면 슬롯 머신류의 전자 도박에 가까운 방식이다.
유저가 결정하는 것은 전투의 시작 시점과 장소 정도...? 전투 자체는 그저 확률에 의해 결정되는 공격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한방'의 쾌감 - 크리티컬(?) 등이 어우러져 자동으로 진행된다.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유저가 신경쓸 것은 몬스터의 HP와 캐릭터의 HP 뿐이며, 제 때 제 때 물약이나 빨아주면 만사 OK. 아 공격 스킬? 역시 돌아가면서 탁 탁 탁 눌러주면 만사 OK.
이런 전투에서 높은 난이도란 곧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수치가 캐릭터의 그것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난수의 발생폭 자체가 높은 것이다. 난이도 극복을 위해서는... 다시 몬스터보다 높은 수치를 갖추면 될 뿐.
지극히 간단하고, 이해가 쉬운 전투 시스템이다. 하지만... 재미있을까?
아아... 이런 단순한 전투를 모으고 모아서 세계관으로 연계하고, 몬스터의 설정을 강조하며, 화려한 비쥬얼 로 커버 어쩌고 저쩌고... 뭐 이런건 일단 제외하자니까. '전투 자체'만 놓고 보았을 때... 과연 재미있을까?
2단계. 공격 방식의 다양화
단순한 수치와 확률 싸움은 재미없다... 라는 가정을 일단 내려보자.
뭐 내가 비꼬는 듯이 써놓은 탓도 있겠지만, '전투 자체'로만 놓고 보았을 때에는 단순하기 그지 없는 툭! 탁! 툭! 탁! 일 뿐. 상황의 변화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단조로운 싸움이다. 한두번이라면 모를까... 수백 수천번을 할 재미가 있을까?
(... 그러니까 그런 단조로운 전투라 해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면 거기에서 재미가 발생하고 예외 상황이 발생한다... 라는 부분을 간과하지는 않겠지만, 여기서는 일단 제외입니다요.)
이 단조로움을 극복할 대안으로 흔히 '스킬'이라는 선택적 변수를 첨가하여 다양성을 증가시키곤 한다. 단순히 몬스터에게 더 많은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스킬이 아닌... 몬스터의 이동을 차단한다든가, 공격 속도를 늦춘다든가, 마비시킨다든가 등등.
'상태 이상'을 유발할 수 있는 스킬들을 캐릭터가 사용하고, 또 몬스터가 사용함으로써, 전투의 상황은 더욱 다양해지고 다이내믹해진다. 유저는 단순히 HP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전투의 상황을 끊임없이 관찰해야 하고, 다양한 상태 이상에 직면하며 이를 타개할 선택들을 해야 한다.
조금은 전략성이 더해지는 전투가 진행된다고 할까?
하지만... 이것 만으로 충분할까?
뭐 내가 비꼬는 듯이 써놓은 탓도 있겠지만, '전투 자체'로만 놓고 보았을 때에는 단순하기 그지 없는 툭! 탁! 툭! 탁! 일 뿐. 상황의 변화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단조로운 싸움이다. 한두번이라면 모를까... 수백 수천번을 할 재미가 있을까?
(... 그러니까 그런 단조로운 전투라 해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면 거기에서 재미가 발생하고 예외 상황이 발생한다... 라는 부분을 간과하지는 않겠지만, 여기서는 일단 제외입니다요.)
이 단조로움을 극복할 대안으로 흔히 '스킬'이라는 선택적 변수를 첨가하여 다양성을 증가시키곤 한다. 단순히 몬스터에게 더 많은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스킬이 아닌... 몬스터의 이동을 차단한다든가, 공격 속도를 늦춘다든가, 마비시킨다든가 등등.
'상태 이상'을 유발할 수 있는 스킬들을 캐릭터가 사용하고, 또 몬스터가 사용함으로써, 전투의 상황은 더욱 다양해지고 다이내믹해진다. 유저는 단순히 HP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전투의 상황을 끊임없이 관찰해야 하고, 다양한 상태 이상에 직면하며 이를 타개할 선택들을 해야 한다.
조금은 전략성이 더해지는 전투가 진행된다고 할까?
하지만... 이것 만으로 충분할까?
3단계. 패턴과 상성
공격 방식의 다양화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 보자.
수치와 확률 싸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격 방식의 다양화를 선택하는 경우, 상태 이상을 어떻게 유발시킬 것인가... 라는 고민이 남는다.
캐릭터가 사용하는 스킬이야 어차피 유저의 선택이니 개발자가 컨트롤할 여지가 적다. (불가능하지는 않다. 마나의 양, 리젠율 등으로 통제가 가능하다.)
그럼 몬스터가사용하는 상태 이상 스킬은 어떤 패턴으로, 어떤 빈도로 사용되어야 할까?
100% 랜덤? 이렇게 해버리면 속편할 것같지만... 곤란하다. 각종 상태 이상의 사용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세우는 것이 전투의 전략이라고 할 때, 100%랜덤이란 전략이 아니라 운빨이 된다. 예측이 되지를 않는 것이다. 결국 이는 다시 수치와 확률 싸움으로 회귀해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필요한 것이 몬스터의 스킬 사용 패턴이며, 각종 상태 이상에 대한 상성이다.
즉 몬스터가 무조건 상태 이상 스킬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AI에 의한 패턴화, 혹은 보유 수치에 따른 예측이 가능하게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 이상 스킬의 사용을 예측할 수 있다면, 이를 차단할 수 있는 기제를 미리 마련해 두어야 한다.
HP가 일정량 이상 깎이면 도망쳐서 동료를 끌고 온다든가, 혹은 거리를 벌리고 원거리 공격으로 전환한다든가, MP가 일정량 이상이 되면 특정 스킬을 항상 사용한다든가 등등. 그리고 이러한 패턴과 공격 방식 선택을 예측하는 순간 몬스터의 이동을 제어해 버린다든가, 스킬의 사용을 막는다든가 하는 식의 상성.
전투의 전략은 이런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제대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수치와 확률 싸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격 방식의 다양화를 선택하는 경우, 상태 이상을 어떻게 유발시킬 것인가... 라는 고민이 남는다.
캐릭터가 사용하는 스킬이야 어차피 유저의 선택이니 개발자가 컨트롤할 여지가 적다. (불가능하지는 않다. 마나의 양, 리젠율 등으로 통제가 가능하다.)
그럼 몬스터가사용하는 상태 이상 스킬은 어떤 패턴으로, 어떤 빈도로 사용되어야 할까?
100% 랜덤? 이렇게 해버리면 속편할 것같지만... 곤란하다. 각종 상태 이상의 사용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세우는 것이 전투의 전략이라고 할 때, 100%랜덤이란 전략이 아니라 운빨이 된다. 예측이 되지를 않는 것이다. 결국 이는 다시 수치와 확률 싸움으로 회귀해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필요한 것이 몬스터의 스킬 사용 패턴이며, 각종 상태 이상에 대한 상성이다.
즉 몬스터가 무조건 상태 이상 스킬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AI에 의한 패턴화, 혹은 보유 수치에 따른 예측이 가능하게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 이상 스킬의 사용을 예측할 수 있다면, 이를 차단할 수 있는 기제를 미리 마련해 두어야 한다.
HP가 일정량 이상 깎이면 도망쳐서 동료를 끌고 온다든가, 혹은 거리를 벌리고 원거리 공격으로 전환한다든가, MP가 일정량 이상이 되면 특정 스킬을 항상 사용한다든가 등등. 그리고 이러한 패턴과 공격 방식 선택을 예측하는 순간 몬스터의 이동을 제어해 버린다든가, 스킬의 사용을 막는다든가 하는 식의 상성.
전투의 전략은 이런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제대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4단계. 위치의 활용
패턴과 상성에 대한 시스템을 전투에 접목시키면, 보다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그러나...
인간은 영악한 동물인지라. 패턴은 결국 파악되기 마련이며, 스킬의 상성은 한번 익숙해지면 전략이 아니라 반사 작용의 일환이 되어 버린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생각해볼 수 있는 대안은... 위치의 활용이다.
거의 모든 MMORPG에서 캐릭터가 몬스터를 공격하기 위해 필요한 절대 전제 중의 하나는, 캐릭터의 시선이 몬스터를 향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엄밀히 말해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이며, 게임에 어느 정도의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생각되지만... 이걸 역으로 전투 시스템에서 활용한다면?
대부분의 MMORPG에서 몬스터는 일단 교전에 돌입하면, 거의 자신의 위치를 바꾸지 않는다. 결국 캐릭터 역시 위치와 시선 방향을 바꿀 필요가 없이, 툭! 탁! 툭! 탁! 을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몬스터가 끊임없이 캐릭터의 주위를 배회하며 자신의 위치를 바꾸고, 캐릭터에게 위치의 변화를 강요한다면 어떨까? 빤히 보이는 패턴, 상성의 전투를 치른다 할지라도, 여기에 더하여 유저는 몬스터를 지속적으로 캐릭터의 시야에 묶어두기 위하여 위치 컨트롤을 할 수밖에 없다.
수치와 예측의 전략성에 더하여, 위치 컨트롤이라는 기제가 추가되는 것이다. 이 위치의 변화가 100% 랜덤으로 이루어 진다면...? 공격 방식의 패턴을 알고 있는 몬스터라 할지라도 전투가 쉽게쉽게 이루어지지는 못할 것이다.
즉 똑같은 몬스터와 전투를 치른다 할지라도, 똑같은 1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할지라도, 그 전투에서 유저가 선택해야 하는 전략은 매번 달라지게 된다.
인간은 영악한 동물인지라. 패턴은 결국 파악되기 마련이며, 스킬의 상성은 한번 익숙해지면 전략이 아니라 반사 작용의 일환이 되어 버린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생각해볼 수 있는 대안은... 위치의 활용이다.
거의 모든 MMORPG에서 캐릭터가 몬스터를 공격하기 위해 필요한 절대 전제 중의 하나는, 캐릭터의 시선이 몬스터를 향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엄밀히 말해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이며, 게임에 어느 정도의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생각되지만... 이걸 역으로 전투 시스템에서 활용한다면?
대부분의 MMORPG에서 몬스터는 일단 교전에 돌입하면, 거의 자신의 위치를 바꾸지 않는다. 결국 캐릭터 역시 위치와 시선 방향을 바꿀 필요가 없이, 툭! 탁! 툭! 탁! 을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몬스터가 끊임없이 캐릭터의 주위를 배회하며 자신의 위치를 바꾸고, 캐릭터에게 위치의 변화를 강요한다면 어떨까? 빤히 보이는 패턴, 상성의 전투를 치른다 할지라도, 여기에 더하여 유저는 몬스터를 지속적으로 캐릭터의 시야에 묶어두기 위하여 위치 컨트롤을 할 수밖에 없다.
수치와 예측의 전략성에 더하여, 위치 컨트롤이라는 기제가 추가되는 것이다. 이 위치의 변화가 100% 랜덤으로 이루어 진다면...? 공격 방식의 패턴을 알고 있는 몬스터라 할지라도 전투가 쉽게쉽게 이루어지지는 못할 것이다.
즉 똑같은 몬스터와 전투를 치른다 할지라도, 똑같은 1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할지라도, 그 전투에서 유저가 선택해야 하는 전략은 매번 달라지게 된다.
자... 위치의 활용까지.
랜덤 수치 싸움에서부터 시작하여, 이러저러한 아이디어들을 덧붙이고, 결국 위치와 패턴과 상성을 이용하는 다이내믹한 전략적 전투까지 생각을 진행해 봤다.
4단계에서 또 한발자국 나아가는 5단계가 있을까? 있을지도?
하지만 난 4단계 이상은 생각하지 못하겠으니 여기서 GG. 그나마도 이 생각은 나 혼자서 한 것이 아니라 여러 MMORPG들이 보여주는 전투 시스템에 대한 관찰의 일환이다.
자... 그러면. 4단계까지 모두 활용한 게임은 과연...
재미있을까?
캐릭터를 감지하면 달려오는 몬스터. 그 몬스터는 지속적으로 유저의 주위를 배회하며 전후좌우에서 공격을 퍼붓는다. 그리고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다양한 상태 이상 스킬들을 쏟아붓고, 유저를 제압하려 든다.
물론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 끊임없이 캐릭터와 몬스터 사이의 위치 관계를 변화시키고, 몬스터가 사용하려 드는 스킬들에 대항하면서 반대로 몬스터에게 강력한 공격 스킬들을 퍼부어야 한다.
그리고 이 전투는 똑같은 몬스터와 100번을 치루더라도, 100번 모두 그 양상이 달라지게 된다.
이런 전투가 과연...
재미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을거라 생각하지만... 글쎄. 유저들도 그렇게 생각할는지는 심히 의문.
사실 4단계까지 충족시키는 MMORPG는 적지 않게 존재하는데... 거의 다 망했기 때문이다 -_-a
물론 MMORPG는 전투 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전투를 뒷받침해주는 여러가지 컨텐츠들 역시 다양한 재미 요소를 충족시켜 줘야 한다고는 하지만...
그런 게임들의 게시판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게임 이렇게 만들면 망한다. 무슨 스타크래프트 하는 것도 아니고... 자고로 한 손에 담배 한대 들고 느긋하게 클릭질 해도 아이템만 좋으면 장땡인 게임이 결국 성공하는 법이라니까.'라는 친절한(?) 유저 니마들의 조언을 보면 안구에 습기가 ㄱ-;;;
결국 MMORPG에서 지향해야 하는 전투 방식은 내가 비꼬듯이 적어놓은 1단계인 것은 아닐까... (먼산)
'전투는 다이내믹하고 전략성이 있어야지!'라는건 결국 대중과 괴리된 오탁후적인 생각은 아닐까... (안습)
|
Trackback Address :: http://glekang.com/trackback/233
|
[글강, 2006/05/15 19:23, Game]
게임 웹진 등 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 국내 MMORPG에 관련하여 나오는 이야기는 이제 슬슬 도식화가 될 정도이지 않나 싶다.
심지어 이 레파토리는... 내가 본 것만 해도 한 5년은 족히 되는 듯. 바뀌지도 않는다.
하아... 몇년이 지나도 게임이 바뀌지 않으니(정말 안바뀐건가... 에 대한 썰을 풀자면 또 한가득이겠지만), 몇년간 유저들의 요구도 바뀔 리가 없다. 그리고 분노의 절규도 언제나 똑같다.
... 에? 잠깐만. 노가다 게임을 만들면 돈처먹을 수 있는 건가효? 게임이라는게 원래 돈벌자고 만드는 건데 말입니다. 당신들이 생각하기에도 노가다 게임이 일단 만들면 돈벌 수는 있을 것 같다는 건가효?
이 부분에서 괴리가 생긴다고 할까. 게임 웹진이나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유저의 수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아무리 많아봐야 1만명은 되려나? 사실 웹진에서 글빨 좀 세우는 사람은, 또 이 쪽 커뮤니티에서 글빨을 세우고 있고, 저쪽 사이트에서도 보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즉 글 쓰는 사람은 소수이다. 그럼 읽는 사람은?
아무리 거대한 게임 웹진이라 해도 단일 포스트에 대한 히트수는 대부분 천에서 수천 단위에 머무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1만은... 될까 과연.
하지만 MMORPG의 유저수는 얼마나 될까. 리니지라는 단일 게임에만 아직도 10만대의 동접이 유지되고 있고, 다른 게임들 다 합친다면 아무리 적어도 동시에 MMORPG를 플레이하는 유저의 수는 20만 이상... 동접수과 실유저수의 비율을 말도 안되게 2배로 대충 잡는다 치면 총 유저수는 40만이다. 하지만 웹진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유저들의 수는 많아봐야 1만 정도... 아무리 대충 잡은 수치라지만 그래도 2.5% 정도에 그친다. 실제로는 더 적을 듯.
그럼 2.5%의 유저들이 몇년간 새로운 게임을 부르짖을 때, 97.5%의 유저들은 어떤 게임을 플레이 해왔으며, 어떤 게임을 원해왔는가. 시장은 어떤 게임을 요구했는가. 이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2005년에 출시된 게임 중 성공적으로 유료화한 MMORPG(국내작)로는 '로한'이 거의 유일하다. 그리고 로한은 게임 웹진 및 커뮤니티에서 전형적인 노가다 현질 게임으로 갖은 매도를 당해왔으며, 지금도 그러고 있다. 하지만 로한은 성공했다. 로한은 돈 벌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유저들은 어떤 게임을 선택했는가?
(그리고 사실 게임 웹진이나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망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저것이 노가다 게임의 말로이다'라는 비아냥을 사지만, 정작 BEP 잘 넘기고 돈버는 MMORPG도 의외로! 많다.)
WoW의 성공이 국내 유저층의 성향 변화를 의미한다는 주장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나 역시 예전 글에서 그런 언급을 했었다지만... 글쎄. 결국 1년이 지난 지금 국내 MMORPG의 정상은 누가 점령하고 있는가? WoW는 어떤 게임들에게 위협당하고 있는가?
90% 이상의 유저들은 어떤 게임을 원하고 있는가? 그리고 개발사는 어느 유저층의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유저도 개발자도 변화를 바라고 있지만 현실 여건 때문에 그럴 수 없다... 라는 동정론이 심심찮게 올라오는 것을 종종 보곤 하지만... 사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정말 유저들은 변화를 바라고 있는 것일까? 대다수의 유저들은 결코 변화를 바라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웹진과 게임 커뮤니티를 점령한 2.5%의 매니아들만 몇년 째 시끄러운 것은 아닐까?
게임 개발자의 사명이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라 할 때, 개발자가 2.5%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그 변화는 과연 긍정적일까?
뭐랄까 요즘은 영... 여러가지로 가치 판단에 혼란이 가중되기만 하는 듯.
- 게임에 창의성이 없다. 새로운 것을 좀 만들어라.
- 게임이 순 노가다 뿐이다. 다양한 컨텐츠를 추가해라.
- 게임이 순 노가다 뿐이다. 다양한 컨텐츠를 추가해라.
심지어 이 레파토리는... 내가 본 것만 해도 한 5년은 족히 되는 듯. 바뀌지도 않는다.
하아... 몇년이 지나도 게임이 바뀌지 않으니(정말 안바뀐건가... 에 대한 썰을 풀자면 또 한가득이겠지만), 몇년간 유저들의 요구도 바뀔 리가 없다. 그리고 분노의 절규도 언제나 똑같다.
"도대체 왜 안바뀌는거야??? 왜 개발자들은 순 돈처먹을 궁리나 하고 노가다 게임이나 만들고 있는거야? 앙?"
... 에? 잠깐만. 노가다 게임을 만들면 돈처먹을 수 있는 건가효? 게임이라는게 원래 돈벌자고 만드는 건데 말입니다. 당신들이 생각하기에도 노가다 게임이 일단 만들면 돈벌 수는 있을 것 같다는 건가효?
이 부분에서 괴리가 생긴다고 할까. 게임 웹진이나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유저의 수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아무리 많아봐야 1만명은 되려나? 사실 웹진에서 글빨 좀 세우는 사람은, 또 이 쪽 커뮤니티에서 글빨을 세우고 있고, 저쪽 사이트에서도 보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즉 글 쓰는 사람은 소수이다. 그럼 읽는 사람은?
아무리 거대한 게임 웹진이라 해도 단일 포스트에 대한 히트수는 대부분 천에서 수천 단위에 머무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1만은... 될까 과연.
하지만 MMORPG의 유저수는 얼마나 될까. 리니지라는 단일 게임에만 아직도 10만대의 동접이 유지되고 있고, 다른 게임들 다 합친다면 아무리 적어도 동시에 MMORPG를 플레이하는 유저의 수는 20만 이상... 동접수과 실유저수의 비율을 말도 안되게 2배로 대충 잡는다 치면 총 유저수는 40만이다. 하지만 웹진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유저들의 수는 많아봐야 1만 정도... 아무리 대충 잡은 수치라지만 그래도 2.5% 정도에 그친다. 실제로는 더 적을 듯.
그럼 2.5%의 유저들이 몇년간 새로운 게임을 부르짖을 때, 97.5%의 유저들은 어떤 게임을 플레이 해왔으며, 어떤 게임을 원해왔는가. 시장은 어떤 게임을 요구했는가. 이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2005년에 출시된 게임 중 성공적으로 유료화한 MMORPG(국내작)로는 '로한'이 거의 유일하다. 그리고 로한은 게임 웹진 및 커뮤니티에서 전형적인 노가다 현질 게임으로 갖은 매도를 당해왔으며, 지금도 그러고 있다. 하지만 로한은 성공했다. 로한은 돈 벌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유저들은 어떤 게임을 선택했는가?
(그리고 사실 게임 웹진이나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망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저것이 노가다 게임의 말로이다'라는 비아냥을 사지만, 정작 BEP 잘 넘기고 돈버는 MMORPG도 의외로! 많다.)
WoW의 성공이 국내 유저층의 성향 변화를 의미한다는 주장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나 역시 예전 글에서 그런 언급을 했었다지만... 글쎄. 결국 1년이 지난 지금 국내 MMORPG의 정상은 누가 점령하고 있는가? WoW는 어떤 게임들에게 위협당하고 있는가?
90% 이상의 유저들은 어떤 게임을 원하고 있는가? 그리고 개발사는 어느 유저층의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유저도 개발자도 변화를 바라고 있지만 현실 여건 때문에 그럴 수 없다... 라는 동정론이 심심찮게 올라오는 것을 종종 보곤 하지만... 사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정말 유저들은 변화를 바라고 있는 것일까? 대다수의 유저들은 결코 변화를 바라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웹진과 게임 커뮤니티를 점령한 2.5%의 매니아들만 몇년 째 시끄러운 것은 아닐까?
게임 개발자의 사명이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라 할 때, 개발자가 2.5%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그 변화는 과연 긍정적일까?
뭐랄까 요즘은 영... 여러가지로 가치 판단에 혼란이 가중되기만 하는 듯.
|
Trackback Address :: http://glekang.com/trackback/231
|
[글강, 2005/04/29 19:33, Game]
매일 반복되는 하루, 피곤한 일상에 지친 당신. 무언가 신선한 자극을 찾고 싶은가?
딱딱하고 예의바른 숨막힘 속에서 벗어나, 익명성에 파묻힌 체 한없이 찌질거려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장 가까운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을 찾아가라. 그리고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려라.
"국산 MMORPG가 최고다! 외산 MMORPG 따위는 국산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외산 게임 찬양하는 놈들은 다 매국노다!"
... 아 이건 싫다고? 그럼 다음과 같이 변형해도 상관없다.
"외산 MMORPG가 최고다! 국산 MMORPG 따위는 외산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산 게임 찬양하는 놈들은 다 빠돌이다!"
둘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해도 상관없다. 결과는 똑같으니까.
아마도 게시판을 휘몰아치는 리플전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내키는 쪽에 편승해서 대충 찌질거리고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열혈 게이머들이 알아서 치열하게 싸워줄 것이다.
딱딱하고 예의바른 숨막힘 속에서 벗어나, 익명성에 파묻힌 체 한없이 찌질거려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장 가까운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을 찾아가라. 그리고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려라.
"국산 MMORPG가 최고다! 외산 MMORPG 따위는 국산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외산 게임 찬양하는 놈들은 다 매국노다!"
... 아 이건 싫다고? 그럼 다음과 같이 변형해도 상관없다.
"외산 MMORPG가 최고다! 국산 MMORPG 따위는 외산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산 게임 찬양하는 놈들은 다 빠돌이다!"
둘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해도 상관없다. 결과는 똑같으니까.
아마도 게시판을 휘몰아치는 리플전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내키는 쪽에 편승해서 대충 찌질거리고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열혈 게이머들이 알아서 치열하게 싸워줄 것이다.
이것이 잊을만하면 다시 고개를 쳐들며 게시판을 전장으로 바꾸어 버리는... '국산, 외산 논쟁'이다.
애초에 결론이 나올 수가 없는 개싸움에... 나까지 뛰어들 생각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이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해보고자 한다.
1. 국산과 외산
국산 MMORPG와 외산 MMORPG를 모두 플레이해보면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뭐 당연한 일이다. 국내작들과 해외작들은 타겟층도 다르고, 게임이 추구하는 재미요소도 다르다. 무엇보다도 게임의 외양을 포장하는 그래픽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이러니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드워프'를 바라보는 국산과... | ![]() 외산의 이 엄청난 시각 차이를 보라 -_- |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볼 때 어느 쪽이 더 우월한지 여부를 논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둘은 '전혀 다른 게임'이고 타겟 유저층의 취향도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같은 장르 - MMORPG이다.
게임이 추구하는 바는 둘째치고, MMORPG라는 장르적 공통성 내에서 이 두 그룹을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 물론 MMORPG라는 단어 하나로 그 수많은 바리에이션을 포괄해 버린다는 것이 무리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MMORPG이기 때문에... 국산과 외산의 모든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 분모는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WORLD'이다.
그 어떤 황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포장한다 할지라도 MMORPG라면 반드시! 기필코! 필연적으로! 배경 세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MMORPG에 있어 이 배경 세계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거대하다. 일단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본 공간으로 작용하며, 유저의 분신이 살아가는 생활 공간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WORLD를 창조해내는 능력'... 내가 보기에 국산 MMORPG가 MMORPG로서 가장 부족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1-1. 역사와 문화
어떠한 공간과 사물에 의미를 부여해주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역사'와 '문화'이다.
황야에 떡하니 서있는 별볼일 없는 비석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광개토대왕비'라면 그 비석은 큰 문화적 의미를 가지게 된다. 그 비석이 '광개토대왕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광개토대왕이 이룩한 고구려의 업적이라는 '역사'가 있기 때문에 그 이름을 부여받은 비석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별볼일 없는 비석 하나에도 사람들이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게 되며, 일제의 광개토대왕비 훼손 시도같은 것은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에게서 공분을 자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원리로... MMORPG의 가상 세계에서 황야에 떡하니 서있는 별볼일 없는 비석에 의미를 부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그 비석을 바라보며 감성이 자극되는 것을 느끼고, 그 의미를 되새기며, 결과적으로 그 가상의 공간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끔 - 게임에 몰입하게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비문의 내용이 뭘 의미하는지 안다면 당신은 이미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에 몰입해 있는 것이다
'역사'를 만들어내고 이에 따라 형성된 '문화'를 게임 내에 반영시키면 된다.
외산 MMORPG들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면에서 매우 충실함을 내보인다.
'울티마 온라인'은 로컬 게임이었던 '울티마'의 세계관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며, 울티마 시리즈의 역사 - 브리타니아의 유구한 역사는 울티마 온라인의 세계 곳곳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역시 로컬 게임이었던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세계관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칼림도어와 동부대륙 곳곳에서 워크래프트1, 2, 3의 영웅들이 남긴 자취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세계관의 엄밀함은 워크래프트 세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출판되어 나올 정도이다.

뭔가 조금은 억울함이 느껴지는가? 만약...
"울온과 WOW는 큰 인기를 얻은 원작들의 세계를 계승할 수 있었잖은가? 이제 처음 시작하려는 MMORPG가 어떻게 유저들에게 '역사'를 인식시킬 수 있단 말인가?"
라고 물으신다면...
'에버퀘스트'는 울온이나 WOW와 달리 원작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에버퀘스트의 배경이 되는 '노라스' 대륙의 역사는...? 책 한권 분량이다. 당연히 이러한 설정은 월드 곳곳에 고스란히 배어들어가 있다. 이에 따라 형성된 다양한 '가상 문화'들을 체험하는 것은 유저로 하여금 마치 실제 세계에서 모험을 즐기는 것과 같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DAoC)'은 영국 켈트 신화와 북구 유럽의 신화를 그대로 가져다가 짬뽕시켰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단군 신화와 삼국 시대의 신화같은 것들을 조합해 어딘가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까? 바이킹과 엘프가 함께하는 다옥의 세계관 역시 신화에 기인한 엄밀한 역사를 충실히 갖추고 있다.

국산 MMORPG들은 어떠할까? 물론 국산 MMORPG들도 배경 세계에 역사성을 부여하기는 한다. 그러나 그 역사가 외산 MMORPG만큼이나 게임 내부에서 절절히 배어나오며, 게임의 기본 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리니지의 세계에서 엘프와 다크엘프는 서로 반목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게임 내에서 이 둘이 반목하게끔 장치가 되어 있는가?
에버퀘스트에서는 다크 엘프가 '선' 진영에 있는 마을로 들어가려 하기만 해도 경비병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죽여버린다.
어느 쪽이 더 엄밀하게 배경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게임에 반영하고 있는 것인가? 어느 쪽이 더 배경 세계의 역사와 사회 구조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인가? 어느 쪽이 더 배경 세계에 대한 몰입감을 유도해낼 수 있는가?
WOW에서 '스랄'이라는 NPC는 '호드' 진영에게 있어 매우 큰 의미를 가지는 캐릭터이다. '얼라이언스' 진영의 유저들이 이 '스랄'을 죽였을 때 '호드' 진영의 유저들은 다같이 분노하며 복수를 부르짖었다. 이처럼 캐릭터 한명의 생사가 공통된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만큼 배경 세계가 유저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할 때, 게임은 훨씬 재미있어 진다.
국산 MMORPG는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
1-2. 개연성
개연성은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모든 MMORPG에는 '전투 행위'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전투의 대상은 다른 유저(PvP), 혹은 NPC(PvE)가 된다. 둘 중에서 한쪽으로 특화시킨 게임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아무리 PvP를 강조한 게임이라 할지라도 PvE는 기본적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배경 세계에는 유저와 전투를 치를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는 몬스터들이 반드시 존재한다. 빠질 수 없는 배경 세계의 일부분인 것이다.
이 몬스터의 존재를 역사와 문화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자. 이 배경 세계에서 저 몬스터들은 왜 존재하는가? 이 배경 세계의 역사와 문화 형성에서 저 몬스터들은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외산 MMORPG들은 대부분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이 명확하게 게임 내에 존재하고 있다.
WOW에 등장하는 몹 중에 '켄타우르스'가 있다. '칼림도어' 곳곳에 분포하고 있는 이 켄타우르스들은 왜 거기 있는 것인가? 왜 이들은 유저들과 대립하는가?(왜 이들과 전투가 가능한가?)

게임에 등장하는 종족 중 하나인 '타우렌'들과 영토 다툼을 벌이던 '켄타우르스'들은 '타우렌'들을 거의 파멸로 몰아넣을 수 있었지만, '오크'들이 이 분쟁에 개입한 결과 '타우렌'들은 멀고어로 피신하여 정착할 수 있었고, '켄타우르스'들은 보다 넓은 지역에 흩어져 정착한 체 '오크', '타우렌'과 지속적인 국지전을 벌이게 되었다. 아울러 '오크', '타우렌'들과 맹방인 '트롤', '언데드'와도 적대적인 관계가 형성되었다.
그래서 '켄타우르스'는 칼림도어 곳곳에 흩어져 있고, 유저가 눈에 띄는 족족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개연성'이다.
국산 MMORPG에서는 몬스터나 NPC에게 이러한 개연성을 부여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배경 세계를 만들고, 그 위에 유저의 레벨에 맞춰서 '왜 여기에 이들이 존재하는가?'라는 의문 없이 그냥 몬스터들을 뿌려놓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사실 개연성이 없어도 크게 상관은 없다. 그냥 '켄타우르스'를 세계 곳곳에 적당히 뿌려두고 유저들이 지나가면 공격하게끔 프로그래밍해 놓아도 게임은 아무런 무리 없이 진행된다.
그러나 개연성이 있고 없고의 문제는 역시 '유저가 얼마만큼 몰입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캐릭터를 이동시키다가 몬스터가 보이길래 죽였다. 왜 죽였는가? 그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그것은 무의미한 살육일 뿐이고, 이것이 계속 반복되면 유저는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소위 말하는 '사냥 노가다'가 발생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1-3. 사소함의 미학
세계라는 것이 꼭 장엄한 계곡, 으리으리한 건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저러한 것들이 배경 세계의 화려함을 더해주기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작고 사소한 것들이 하나 둘 씩 차곡히 쌓인 '살아 움직이는 세계'이다.
이 사소함의 미학에 대한 국산과 외산의 차이는 간단한 예를 몇개 드는 것으로 금방 드러난다.
- 설원에 서있는 유저의 캐릭터. 그 캐릭터가 숨을 쉴때마다 입김이 배어나오는 모습.
- 유저 캐릭터의 발 옆에 잘 보이지도 않게 깡총깡총 뛰어가는 토끼 한마리. 그 토끼도 숨을 쉴 때마다 입김이 배어나온다.
- 어디선가 달려온 늑대가 그 토끼를 공격해서 사냥해 버린다.
- 설원을 달려가는 유저의 캐릭터. 그 발자국 뒤로 튀어오르는 눈덩이.
- 넓은 평원. 그 위를 달리는 가젤 떼와 수풀 속에 누워 하품하고 있는 사자들.
- 단풍이 지는 숲에 서 있는 유저의 캐릭터. 그 캐릭터의 어깨 위로 떨어져 내리는 단풍잎.
- 공격할 때, 웃을 때, 울 때마다 달라지는 캐릭터의 표정.
- 동이 터오는 아침. 습지대에는 안개가 가득차고... 해가 중천으로 떠오르자 그 안개가 걷힌다.
- 호수에 비가 내리고, 빗방울이 물에 떨어질 때마다 생겨나는 조그만 파문.
- 폭우가 닥쳐오자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차고 세상이 어두워진다.
이 예들은 내가 'WOW'와 '다옥'에서 직접 체험한 세계를... 그나마 기억나는 것들만 몇개 추려내어 적은 것이다.
국산 MMORPG 중에 이런 식으로 자칫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을 세계의 작은 일면들을 충실히 구현한 것이 있는가?

이만큼 '살아 움직이는 세계'를 창조한 게임이 있는가?
안타깝게도 대부분 거의 기복없는 평지 위에 텍스쳐 몇장 입히고, 나무와 같은 돌출 오브젝트를 몇개 세우고, 그 위에 몬스터를 몇마리 뿌려놓은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게임 진행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지만, 세계에 대한 몰입감을 가지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흔히 말하는 '2% 부족함'이 이런 데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2. 무엇이 부족한가?
그렇다면 이 쯤에서 의문을 가져보도록 하자. '왜 우리는 저렇게 못만드는 걸까?'
사실 대부분의 유저들은 배경 세계의 역사니, 문화니... 개연성이나 사소한 이펙트 같은 것들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RPG라는 장르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며, 가질 생각도 하지 않는 라이트 유저들에게 이러한 것들은 아무리 엄밀하게 짜놓는다 할지라도 무의미할 뿐이다.
RPG가 소수 장르였던 국내의 경우 더더욱 이러한 경향의 라이트 유저들이 절대 다수였고, 그렇기 때문에 MMORPG를 개발할 때 배경 세계의 엄밀성에 인력과 시간을 소모한다는 것은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못'만든다기 보다는 애초에 '안'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은 별반 문제될 것이 없었다. 아니, 개발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WOW의 등장은 이러한 상황을 바꾸어 버렸다.
2-1. WOW의 습격
상용화 이전, 오픈베타 때 수십만의 유저들이 WOW를 플레이 했으며, 국내 MMORPG 유저들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이 WOW의 잘 짜여진 배경 세계를 경험해버린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유저들은 배경 세계의 구성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며, 그런 점이 특별히 WOW의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WOW가 아닌 다른 게임을 했을 때, '뭔가 2% 부족하다'라는 느낌을 받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인식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무의식 중에 엄밀한 배경 세계의 기억이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흑백TV만을 보다가 컬러TV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결국 컬러TV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원리인 것이다.
물론 당장 거대한 변화가 혁명처럼 몰아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저들은 분명 조금씩 엄밀한 배경 세계의 매력을 요구해 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이러한 유저층의 확산과 장르 이해도의 향상은 굳이 WOW의 영향이 아니라 할지라도 자연스레 진행되는 수순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개발자들은 이제 배경 세계의 엄밀함에 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뜩이나 외산 MMORPG들이 점점 국내 시장에 적응해가며 '한국'을 타겟으로 한 게임들을 진출시키는 와중에, 외산 MMORPG만큼의 퀄리티를 가진 WORLD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산 MMORPG에서 이런 엄밀한 WORLD를 볼 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기만 하다.
2-2. 어느 회사에나 존재하는 문제
일차적인 원인은 역시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아직도 저런 부분을 '간과한다'는 데에 있다. 아니, 실무진이 이런 부분을 중요시하여 기획을 짜고 일정을 잡는다 해도, 그 윗선에서 커트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MMORPG도 결국은 RPG이며, RPG라는 장르 내에서 'WORLD'가 얼마나 거대한 의미를 가지는지를 이해하는 사람이... 의외로 게임 개발사 내에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실무 개발자들은 그나마 '매니아' 출신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이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관리급의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는 경우는 전 업계를 통틀어도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이는 RPG라는 것이 국내에서는 그리 보편화되지 못한 장르라는 데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RPG의 기원은 서구에 있고, 그 문화권에서 자라난 해외 개발자들은 대부분 TRPG에서부터 시작하여 RPG 발전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MMORPG를 개발함에 있어 'WORLD'의 구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이에 소모되는 인력이나 시간, 노력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웬만큼 매니아 취향이 아니고서는 'TRPG'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RPG를 개발하는 개발자들조차 그런 경우가 많기 때문에, 'WORLD'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개발자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결정권을 가진 관리급 인사들의 경우, 게임에 대한 지식은 전무한 상황에서 단지 다른 분야의 경력만으로 관리직을 맡는 경우가 많은데, 소위 이러한 '낙하산'이 존재하는 한 'WORLD의 개발 = 인력과 시간의 낭비'라는 등식은 사라지지 못할 것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이현기님의 게임회사 이야기'에 매우 잘 나와 있... 었다.
이미 WORLD의 엄밀함을 갖추지 않고도 성공한 게임(실례는 들고 싶지 않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RPG를 잘 알지 못하는 관리직이 보기에 'WORLD를 창조합시다!'라고 주장하는 개발자는 튀어나온 못에 불과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튀어나온 못은? 망치를 맞는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시간이 흘러 관리직들이 1, 2세대 개발자들로 메워져가는 시기가 오면 어느 정도 자연스레 해소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때엔 이미 늦지 않을까? 언제나 유저들은 개발자들보다 앞서가게 마련이다.
2-3. 야구할 줄 모르는 야구 선수
관리직들에게만 문제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실무 개발자들 역시 RPG를 모르면서 MMORPG를 개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개발 공정은 마치 공장에서 제품 찍어내듯 몰개성화되어 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효율성이 높으며, 빠르게 개발을 완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발자의 의지와 능력이 획일화된 공정 속에 묻혀버리는 단점이 존재한다.
최악의 경우 '바둑'을 둘 줄 모르는 기획자가 온라인 바둑을 기획하고, '스타크래프트' 한번 안해본 프로그래머가 RTS를 개발하고, '반지의 제왕' 한번 안본 디자이너가 판타지 세계관을 디자인하는 사태가 발생해 버리는 것이다.(의외로 개발자들 중에는 게임이나 만화, 판타지 등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는 사람이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
물론 이렇게 해도 게임은 무사히 개발을 완료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 퀄리티를 보장할 수 있을까?
RPG에서 WORLD 구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기획자가
'눈덮인 곳에서는 캐릭터의 입에서 입김이 나와야지!'
라고 주장해봤자, 다른 팀원들이
'눈에 띄지도 않는걸 뭐하러 일부러 코딩해 넣죠? 그럴 시간에 동기화나 더 잡죠'
라고 해버린다면... 그리고 윗선에선
'그런 쓸데없는 부분에 신경쓰지 말고 수익성에 직결된 부분에 더 집중하시오'
라고 한다면... 기획자가 얼마나 더 자신의 소신을 주장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 WORLD 구성의 중요성을 설득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그게 가능해질 때, 아니 그게 가능할 필요 자체가 사라졌을 때, 국산MMORPG 중에서도 완벽한 배경 세계를 갖춘 작품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
결국 현 시점에서 국내에서 엄밀한 세계관을 갖춘 MMORPG가 나오기 위해선 '우연히' RPG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를 갖추고 있는 개발팀이 모여서, '우연히' 이를 이해하는 관리직의 매니징 아래, '우연히' 이를 이해하는 투자자를 만나 '드림팀'을 구성하는 수밖에 없다.
... 차라리 로또를 긁는 편이 더 확률이 높을지도 모르겠다.
뭐 이것도 시간이 해결해 줄는지 모르는 일이다. 점점 유저들의 수준은 높아져가고 있고, 그 유저들 중에는 미래의 개발자가 섞여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그들이 개발자가 되었을 때...
그 때엔 너무 늦은게 아닐까?
ps 우와 -_- 이렇게 공격적인 글이 될 줄은 처음 시작할 때엔 상상도 못했는데... 써내려 가면서 점점 거칠어지고... 어찌보면 섣부른 '예언'을 해버리고 말았다. 비관적이기 짝이 없는 예언이니... 가급적이면 틀려버리길. 아아... 어쩌다가 이렇게 비뚤어진 글이 나와버린 것일까나.
|
Trackback Address :: http://glekang.com/trackback/3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