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언제나' 잘못되어 있다. 완벽한 사회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으리라는 꿈은 말 그대로 꿈일 뿐. 사회는 당연히 '언제나' 하나 이상의 근본적인 문제점, 모순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잘못된' 사회를 바꾸어 나가려는 움직임 역시 '언제나' 존재하게 마련.
이 움직임을 러프하고 큼지막하게 나눈 후, '편견'을 양념으로 섞어 보면, 흔히 두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소위 '혁명파'라고나 할까? 근본적인 문제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하여, 사회의 구성 기반을 통째로 뒤집어 엎고 모든 것으로 새로 짜 나가자는 주장을 하는 부류와...
'보수파'라고나 할까. 근본적인 문제와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들의 표면적인 부분을 다듬거나... 혹은 근본 문제점을 해결한다 할지라도 그 진행은 매우 느리고 천천하게 하고자 하는 부류.
(엄밀히 말해 '보수'의 반대 급부에는 '진보'가 있는 쪽이 맞지만서도... 음음. 이렇게 해괴하게 나눈 이유는 맨 아래에 별도의 '진정한 본문'을 본다면 이해할 수 있심.)
'혁명파'는 자신들의 방향성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과 순수성, 완벽에 가까운 사회를 그려내는 이론적 무장, 그리고 모든 것을 갈아엎는 길이 힘들거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그 어떤 어려움이라도 극복해 내겠다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그들의 원동력이랄까.
하지만 일반적으로 '혁명파'는 사회 조직의 외곽에서, 사회를 뒤엎으려 드는 존재들이다. (사회 조직의 중추에 혁명파가 있다면 이미 사회는 갈아엎히는 중일 테니까) 즉 사회 조직의 중추에는 아직 침투하지 못한 이들이기에...
상대적으로 이들은 사회의 조직 구성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이 연결의 이면에 어떠한 보이지 않는 작용(그 작용이 더럽든 깨끗하든)이 존재하는지, 하나를 바꾸면 이와 연결된 수십 수백가지가 어떻게 바뀌게 될 것인지, 그 바뀌는 과정에서 어떤 혼돈이 찾아올 것인지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나, '두려움'이 없거나 적다.
그래서 이들은 언제나 사회 중추를 향하여 용감히 외친다. 'A에는 이런 문제가 있으니 B로 바꿉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요구에 대하여 사회 중추가 소극적인 자세를 내보이면 바로 그들의 굼뜨고 열정 없음을 욕한다.
하지만 정작 'A를 B로 바꾸게 되면, C도 D로 바꾸어야 하고, A의 모순이 해결되는 대신 E에 모순이 발생하게 되며, F는 폐기해야 하는데?'라는 설명에 대해서는 귀를 닫는다. 무식하기에 용감한 경우이거나, 자신들이 가진 열정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을 무기로 '비겁한 변명입니다'라고 외칠 뿐.
뭐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으니까, A를 B로 바꾸면서, C도 D로 바꾸고, E의 모순을 해결하면서 G라는 대안을 세우고, F를 폐기하면서 H라는 대안을 세우고... 이러는 해결점은 언제나 존재할 수 있다. '그럼 그렇게 하면 되겠네!'라고 외치는 혁명파가 흔히 놓치는 것은 '이렇게 바꾸는 데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과 노력은 천문학적'이라는 사실 정도? 그 점을 깨닫는 순간 혁명파는 단지 파랗게 질릴 뿐,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다면 박수를 쳐 줄 일이지만... 글쎄. 그런 대안이 있었다면 사회 중추의 사람들도 한번쯤 시도해보지 않았을까? 아울러 혁명에 의해 효율적인 대안이 제시된 예가... 인류 역사에서 존재한 적이 있었던가? 그나마 가장 효율적이라며 제시된 대안은 '그럼 A를 B로 바꾸면서 C, D, E, F, G, H에 관계된 놈들은 다 죽여!' 정도이지 않았던가 ㄱ-)
바꾸겠다는 열정, 바꾼 후의 그림은 명확할는지 몰라도... 정작 바꾸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노력과 얼마만큼의 파생 문제점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지 여부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내 편견 속에 각인된 혁명파의 문제점. 간단하게 말하자면 무식하면 용감하다.
보수파는...? 정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미 사회 중추에 있는 경우가 일반적인 보수파는, 자신들이 지속해온 사회 운영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하나의 요소가 다른 수백가지 요소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경험적으로든(허걱) 어떻게든 알고 있는 이들이기에 변화에 대하여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바꾸자!'라는 외침에 대하여 냉소적인 자세를 견지한다. '바꾸자 하나에 몇가지가 바뀌는지는 알고 그런 소리를 하고 있는거냐?'라고나 할까. 이는 좋게 말하자면 신중함이고... 하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복지부동이다.
'이거 하나에 연결된 것이 수백가지이니까 못바꿈'이라고 한다면 사실 결과적으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아 버리는 것이니... 차라리 혁명파보다도 못한 결과가 나와버린다. 정체는 혼돈보다도 나을 것이 별로 없다.
즉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혁명파가 가지고 있는 '신념'과 '열정'이랄까... 일단 '바꾼다'라는 방향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하지만 그 방향성의 설정 자체에서도 A를 B로 바꿀까, C로 바꿀까, D로 바꿀까에 대한 고민이 길어지는 것은 좀 봐줬으면 싶다. 이것이 바로 보수파가 가진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활용한 신중함이니까.) 그런 다음에는 꾸준히 상호 연계성의 부작용을 최소화 해가면서 바꾸어 나가기만 한다면, 시간은 더 걸릴지언정 최소한의 혼돈으로 탄탄한 변화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뭐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이 장점이 될는지, 단점이 될는지는 그 때 그 때 달라지지만... 아무튼 이것이 내 편견 속에 각인된 보수파의 모습. 간단하게 말하자면 아는 만큼 겁쟁이가 된다.
추가적으로 보수파가 경계해야 할 점은 또 한가지... 일반적으로 이미 사회 중추에 있는 이들이기에, 이들은 아는만큼 자신의 이익을 사회 구조에 연결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이 이익 구조를 건드릴 수 있는 변화에 대해서는... 침묵해 버리는 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구파'의 모습. 이건 뭐 재고의 여지가 없는 병신이고, 보수파가 빠질 수 있는 최악의 샛길이다. 이건 뭐 옹호할 여지가 없는 병신.
예나 지금이나 난 회색이여 회색이여 노래를 부르고 살았는데... 어째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보수'에 더 가깝지 않나 싶다. 즉 점점 더 겁쟁이가 되어가는 느낌이랄까. 헐...
... 이라고 해봤자 뭐 내가 사회 중추에 있는 것도 아니고 ( '') 내가 보수든 회색이든 뭔 상관이랴 싶기는 하지만서도.
예전에 한창 안티조선에서 활동했을 때에는 '혁명파' 쪽에 조금 더 가까운 생각과 행동을 했던 듯 싶다.
지금은 '보수파' 쪽에 더 가깝지 않나 싶으니... 이 변화가 낯설기는 해도 애써 부정할 필요가 있을는지는 의문.
그럼 미래에는? 그건 나도 모르겠다 :D 계속 변화해 나아가지 않을까 싶지만... 뭐 '수구파'만 아니되면 되지 않을까?
... 얼라료? 근데 이런 잡글이 어째서 Life가 아니라 Game 카테고리에 들어있는 것일까!!!
... 라고 한다면, 요즘 들어 더더욱 드는 생각이지만서도 가상의 사회 하나를 만들어 내야 하는 MMORPG 개발은 인간 사회의 절제된 축소판이 아닌가 싶다.
진정한 본문(?)을 보고자 하는 자. 클릭해 열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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