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강, 2005/05/23 16:07, Life]
나도 슬슬 결혼이니 출산이니 하는걸 생각할 나이가 되었다.
아니 친구놈들 중에는 벌써 애아빠가 된 녀석들도 적지 않으니, 오히려 좀 늦은 것일까?

확실히 부모님이나 친척분들이 볼 때마다 "장가 안가냐?"라고 하시는 것이 몇년 씩이나 계속되어 왔으니... 겉으로는 아무리 '제 나이가 몇인데 벌써 그런걸 생각하나요."라고 말한다 해도 속으로는 계속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듯 싶다.
뭐 그렇다고 해서 '아아 이 메마른 솔로 인생, 언제쯤이나 짝을 찾아 보금자리를 만들까나~'라며 머리를 쥐어뜯을 상황은 아니다.
약혼녀도 있고, 내일이라도 뚝딱 결혼해 버리면 자리 틀 공간도 마련할 수는 있으니... 조금은 복에 겨운 고민이랄까.
고민이라... 그렇다. 사실 문제는 하나다.
나는 두렵다.
...
예전에는 '결혼'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이랄까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뭐 지금 가지는 두려움은 그런 종류가 아니다. '결혼' 자체에 대해서라면 별반 거부감이나 두려울 것은 없다.
이미 짝은 있고, 공식적으로 '하나'만 되면 끝. 결혼이 별건가.
(... 이 시점에서 '피식'하고 입가에 비웃음을 흘릴 기혼자 여러분을 위해 잠시 낯간지러운 얼굴붉힘 한번 *-_-*)
문제는 '출산'이다.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결혼'에 이어 다음 코스로 아주 자연스레 '출산'을 연계시킨다. 뭐 이게 상당히 보편적이라는 점은 인정하겠지만...
나는 출산이 두렵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국 사회에서 자식을 제대로 키워낼 자신이 없다.
...
... 이 고백에 대한 우리 부모님의 반응은 "너는 뭐 집에서 받은 것 있어서 잘 자랐냐. 학원이나 과외 한번 안하고도 좋은 대학 나와서 지금 멀쩡하게 사회 생활 잘 하고 있지 않느냐."였지만...
글쎄다. 내가 특별히 잘난 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는 실로 특이하게 운좋은 케이스랄까.
내 30년 못미치는 삶의 흔적에 깃들어 있는 수많은 행운들이 내 자식의 삶에도 깃들거라 생각하는 것은... 차라리 로또를 긁는 편이 더 높은 확률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
...
뭐 평생 키워내는 것도 아니고... 더도 말고 한 25~6년 정도만 잘 키우면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해라'라고 해버릴 수 있을 듯도 싶지만... (과연?)
그 25년 키워내는 난이도가 점점 높아만 갈 뿐, 낮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으니 낭패스럽다.
일단... 과연 '교육비'를 댈 수 있을까?
어릴 때부터 온갖 사교육의 경쟁 전선으로 아이를 몰아넣게 될텐데... 이걸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우리 부모님 말마따나 그런거 없이도 건강하게 자라기만 하면 어떻게든 살아간다고는 하지만... 내 어릴 적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내 자식이 도태될 것을 알면서도 나는 과연 태연히 그걸 바라볼 수 있을까?
물론 나는 과도한 사교육이나 지나친 경쟁, 그리고 학벌의 폐해 등등... 그런 것들이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곤 하지만...
정작 내 자식에게 이러한 '경쟁'이 '현실'로 닥쳐왔을 때, 과연 나는 내가 비판해 마지 않던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어떻게 내 자식을 보호할 수 있을까?
나처럼 운이 좋기만을 바래야 하는가? 아니면 결국 그 무한 경쟁 속에서 승자가 되도록 내 자식에게 무기들을 갖추어 주어야 하는가?
아무래도 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점이 두렵다.
아울러 후자를 선택한다 할지라도 나에게 과연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을는지 여부도 두렵고, 그 경쟁 속에서 내 자식이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도 두렵다.
사회적 계층 상속이 점점 고착화되어 이제는 거의 계급으로 자리잡기 시작하고, 상속받지 못한 자들은 그 반열에 오르기 위해 피말리는 경쟁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
'상속받지 못한 자'로서 내 자식을 풀어놓는다는 것은... 내게 평생 죄의식으로만 남게 되지 않을까.
나는 두렵다.
...
'그럼 네가 반열에 올라서 상속해주면 되지 않느냐'라고 물으신다면... 나는 현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이 그러하듯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는 돈벌기가 쉽지 않게 마련이다. 물론 히트치면 내 몸값은 좀 올라가겠지만... 그래봤자 '오너'가 아니고서는 일개 개발자가 무슨 돈을 벌겠는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자식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든 발버둥쳐서 돈 잘버는 업종으로 옮겨가야 할까? 그런 업종이 과연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긴 또 싫다.
결국 이 바닥 안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내야 한다. 내 인생을 건 '도박'이랄까, 승부랄까. 이 도박에 나 자신의 삶 뿐만이 아닌 자식까지 끌어들이는게 과연 옳은 일일까...
나는 모르겠다.
아니 친구놈들 중에는 벌써 애아빠가 된 녀석들도 적지 않으니, 오히려 좀 늦은 것일까?

처남(?)의 아들 - 희우. 미안하다. 고모부(?)가 네 사진 좀 끌어다 썼다.<br />초상권료는 나중에 돌반지로 갚으마. 쿨럭 ;;;
확실히 부모님이나 친척분들이 볼 때마다 "장가 안가냐?"라고 하시는 것이 몇년 씩이나 계속되어 왔으니... 겉으로는 아무리 '제 나이가 몇인데 벌써 그런걸 생각하나요."라고 말한다 해도 속으로는 계속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듯 싶다.
뭐 그렇다고 해서 '아아 이 메마른 솔로 인생, 언제쯤이나 짝을 찾아 보금자리를 만들까나~'라며 머리를 쥐어뜯을 상황은 아니다.
약혼녀도 있고, 내일이라도 뚝딱 결혼해 버리면 자리 틀 공간도 마련할 수는 있으니... 조금은 복에 겨운 고민이랄까.
고민이라... 그렇다. 사실 문제는 하나다.
나는 두렵다.
...
예전에는 '결혼'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이랄까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뭐 지금 가지는 두려움은 그런 종류가 아니다. '결혼' 자체에 대해서라면 별반 거부감이나 두려울 것은 없다.
이미 짝은 있고, 공식적으로 '하나'만 되면 끝. 결혼이 별건가.
(... 이 시점에서 '피식'하고 입가에 비웃음을 흘릴 기혼자 여러분을 위해 잠시 낯간지러운 얼굴붉힘 한번 *-_-*)
문제는 '출산'이다.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결혼'에 이어 다음 코스로 아주 자연스레 '출산'을 연계시킨다. 뭐 이게 상당히 보편적이라는 점은 인정하겠지만...
나는 출산이 두렵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국 사회에서 자식을 제대로 키워낼 자신이 없다.
...
... 이 고백에 대한 우리 부모님의 반응은 "너는 뭐 집에서 받은 것 있어서 잘 자랐냐. 학원이나 과외 한번 안하고도 좋은 대학 나와서 지금 멀쩡하게 사회 생활 잘 하고 있지 않느냐."였지만...
글쎄다. 내가 특별히 잘난 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는 실로 특이하게 운좋은 케이스랄까.
내 30년 못미치는 삶의 흔적에 깃들어 있는 수많은 행운들이 내 자식의 삶에도 깃들거라 생각하는 것은... 차라리 로또를 긁는 편이 더 높은 확률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
...
뭐 평생 키워내는 것도 아니고... 더도 말고 한 25~6년 정도만 잘 키우면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해라'라고 해버릴 수 있을 듯도 싶지만... (과연?)
그 25년 키워내는 난이도가 점점 높아만 갈 뿐, 낮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으니 낭패스럽다.
일단... 과연 '교육비'를 댈 수 있을까?
어릴 때부터 온갖 사교육의 경쟁 전선으로 아이를 몰아넣게 될텐데... 이걸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우리 부모님 말마따나 그런거 없이도 건강하게 자라기만 하면 어떻게든 살아간다고는 하지만... 내 어릴 적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내 자식이 도태될 것을 알면서도 나는 과연 태연히 그걸 바라볼 수 있을까?
물론 나는 과도한 사교육이나 지나친 경쟁, 그리고 학벌의 폐해 등등... 그런 것들이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곤 하지만...
정작 내 자식에게 이러한 '경쟁'이 '현실'로 닥쳐왔을 때, 과연 나는 내가 비판해 마지 않던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어떻게 내 자식을 보호할 수 있을까?
나처럼 운이 좋기만을 바래야 하는가? 아니면 결국 그 무한 경쟁 속에서 승자가 되도록 내 자식에게 무기들을 갖추어 주어야 하는가?
아무래도 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점이 두렵다.
아울러 후자를 선택한다 할지라도 나에게 과연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을는지 여부도 두렵고, 그 경쟁 속에서 내 자식이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도 두렵다.
사회적 계층 상속이 점점 고착화되어 이제는 거의 계급으로 자리잡기 시작하고, 상속받지 못한 자들은 그 반열에 오르기 위해 피말리는 경쟁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
'상속받지 못한 자'로서 내 자식을 풀어놓는다는 것은... 내게 평생 죄의식으로만 남게 되지 않을까.
나는 두렵다.
...
'그럼 네가 반열에 올라서 상속해주면 되지 않느냐'라고 물으신다면... 나는 현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이 그러하듯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는 돈벌기가 쉽지 않게 마련이다. 물론 히트치면 내 몸값은 좀 올라가겠지만... 그래봤자 '오너'가 아니고서는 일개 개발자가 무슨 돈을 벌겠는가.

출처 : 게임회사 이야기(http://neverwhere.egloos.com/)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자식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든 발버둥쳐서 돈 잘버는 업종으로 옮겨가야 할까? 그런 업종이 과연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긴 또 싫다.
결국 이 바닥 안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내야 한다. 내 인생을 건 '도박'이랄까, 승부랄까. 이 도박에 나 자신의 삶 뿐만이 아닌 자식까지 끌어들이는게 과연 옳은 일일까...
나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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