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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강, 2005/05/20 18:46, Life]
다른 나라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는 참 다양한 종류의 정치적 인간(homo politicus)이 존재하는 것 같다.

다양한 종류...? 뭐 정치적 스펙트럼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 것이야 자연스러운 일이고, 민주 사회에서는 꽤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다양함'은 스펙트럼의 문제라기 보다는 '진화'의 문제이다.

우리나라에는 진화가 덜 된, 혹은 지나치게 진화된(?) 정치적 인간들이 너무 드글거리는 것 같다.

그런데 진화라니...? 정치적 인간에게 있어 '진화'란 무엇일까?

어디까지나 내 주관에 의거하여, '한국에서 정치적 인간이 어떻게 진화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단세포

고등학교까지의 의무 교육을 딱 마치고 졸업장을 손에 든 사람은... 남녀 불문하고 '꼴보수''마초'일 가능성이 무지막지하게 높다.

우리나라의 악명 높은 '주입식 교육'과 함께, 군사 문화에 이지러진 '학원 문화'를 고루 겪으며 10여년간 단련된 이들이 온갖 편견에 사로잡힌 '단세포'일 가능성은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뭐 이걸 그들의 잘못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예전에는 이들의 발언력이 미약했으나... 요즘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무기로 삼아 온갖 커뮤니티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찌질이'들 찾아보기가 참 쉬운 세상이다.




1-1. 단세포 화석

단세포가 단세포로 남아 더 이상의 진화를 이룩하지 못하고 화석화하는 것만큼 불행한 일이 또 있을까. 그 사람 자신에게나, 우리 모두에게나.

하지만 의외로 이런 '화석'들은 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른쪽에 치우친 온갖 편견들로 똘똘 뭉쳐, 그 편견들이 결국 자신의 삶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는 광신도들...

어느 중년 여성의 팬클럽이라는 'x사모'에서 참 찾아보기 쉬운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이 사진은 특정 인물들과 관계가... 있다면 어쩔 것이야!





1-2. 암세포

단세포인 주제에 머리가 좋은 사람인 경우, 최악의 형태로 변질되는 수가 있다.

그 좋은 머리로 권력이나 금력 등을 손에 넣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결국 단세포인 인물들이 바로 그들이다.

멀리 찾아볼 것도 없고... 수학 공식 3개를 '창조'하셨다며 의기양양해 하는 '군사 전문가'나, 3.1절에 성조기를 들고 설치는 '종교(???) 선동가'들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우리들도 빼먹으면 섭하지잉~



암세포는 잘라내야 하는건데... 쉽게 잘라지지도 않는게 또 암세포인지라 실로 '시대의 불행'이라 할만하다.




2. 분열 시작

흔히 '대학 새내기'들이 많이 겪게 되는 코스이지만, 요즘은 인터넷이나 기타 매체를 통해 보다 손쉽게 겪을 수 있는 '진화'이다.

10여년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우편향 편견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또다른 진실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그냥 단세포로 눌러앉아 화석이 되어버리는 사람들도 종종 있지만, 적지 않은 수가 처음으로 '세포 분열'을 경험한다.

즉,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오른쪽의 사고 방식을 하늘 멀리 저 멀리 날려버리고, 10대의 반항끼와 순수한 분노, 세련되지 못한 어설픔 등을 온몸으로 표출하며 왼쪽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너무 급하게 달려가느라 사고도 종종 치지만, 그래도 화석화되는 사람들보다는 낫다고 본다.

그래서 <b>'평화 고대'</b>니 뭐니 하는 <b>'후배놈'</b>들보다는 너희들 쪽을 지지한다





2-1. 분열 과다

가끔 너무 왼쪽으로 달려가서는 '단세포 화석'이나 별반 다를바 없는 꼴통이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랄까... 모자르나 넘치나, 불행해지기는 마찬가지이다. 그 개인도, 우리 모두도.




3. 다세포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분열 후에 점차 안정기를 찾아가게 된다.

즉 졸업 등을 통해 사회로 나아간 후 '현실'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면서, 오른쪽과 왼쪽의 양 극점 사이에 '자기만의 주관'을 곁들인 평형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물론 이 평형점이... 어떤 사람은 조금 오른쪽에 있을 수도 있고, 왼쪽에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양극단을 모두 경험해본 사람은 그만큼 자기 위치를 보다 정확히 인지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다른 사람들의 위치 이해하기'를 할 수 있다.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이 혼재하는 '시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똘레랑스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정치적 인간'으로 진화해 나아감에 있어 매우 바람직한 종결점이라 할 수 있다.




양쪽 끝에 가까울 수록 나쁜 놈~





문제는 우리나라에 아직도 '다세포 생물'이 아닌, '단세포류'가 지나치게 드글거린다는 것이다. 5월 18일에 썼던 포스트에서 내가 상소리 써가며 욕해댄 그 사람들 말이다.

물론 이 분류가 무슨 객관적 증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내 주관에 의한 '제멋대로'라는 한계가 명확하다.

당장 단세포고 다세포고... 이도 저도 아닌 '애초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아마도 절대 다수일는지 모른다.



4. 진화하라!

하지만...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입버릇처럼 정치에는 관심없다고 하는 사람이나, 실제로 정치적 행위 - 대표적으로는 '선거' - 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많지만... 그런 사람들조차 결국은 '정치적 동물'의 틀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의 모든 것이 정치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악한 예를 들자면 '세율'은 정치적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 그것이 자신의 삶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겠는가?

물론 '바보가 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자기가 딱히 관심을 두고 싶지 않은 분야에 대해 억지로 지식을 습득하거나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바보가 될 권리'라는게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다.

정치나 이념, 흔히 '머리 아프다'고 이야기되는 일련의 문제들에 대해 무관심하면 할수록 결국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은 일단 그 사람 자신이다.

뭐 그건 스스로 감수할 문제이니 알아서 하라고 할 수도 있을 듯 싶지만, 문제는 그 무관심이 '같은 사회'에 속해 있는 타인들에게도 손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정치적 무관심이 타인들에게 입힐 수 있는 '손해'의, 극단적이면서도 슬픈 사례는 더도 말고 2~30년만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면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아니, 지금 이 순간까지도 '독재''전체주의'의 망령은 우리 삶 곳곳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아직도 외면하려 하는가...?



이런 경험을 겪어본 사회라면... 우리나라에서라면, 더 이상 정치적으로 바보가 될 권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사회 구성원으로서 정치와 이념에 대한 고찰은 오히려 '의무'인 것이 아닐까?




뭐, 약간 왼쪽을 보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회색'에 불과한 내가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어찌 보면 우습기도 하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다세포 생물'들이 늘어가고 있으며, 희망의 크기가 조금씩이나마 확실히 자라나고 있는 요즘에, 굳이 이렇게까지 오버하며 목소리를 높여햐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5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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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Dragon | 2005/05/20 20: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 요즘 열심히 세포분열 중입니다. 군대 가기 전 시들했던 독서욕이 불타는 중. 국제, 정치 쪽으로 흥미가 많이 쏠리네요. 블로그에 독후감 쓸 책이 지금 5권.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정확한 책이라도 결국 "책"이라서, 간접 경험이란 것의 한계가 보이는군요.
글강 | 2005/05/20 21: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최대한 많이 보고 이 시각, 저 시각을 다 흡수한 후에 거기 자기 생각을 보태는 수밖에 없죠 -ㅅ-/
고어핀드 | 2005/05/21 00: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이 글에 찬성. 스크랩 합니다.
永革 | 2005/05/21 09: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글강님은 개념 설정해서 비유하는 일을 참 잘하시는 거 같아요. ^^;

회사원 철학자 강유원의 글 "노예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의 마지막 구절을 갖다 붙여 놓습니다. 늘 새겨 둘 만한 구절 같아서.. ㅎㅎ;

"고민하라. 번뇌하라. 아무 생각 없음은 악이다. 아무 생각없는 이들이 '강력한 힘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셨던 지도자 박정희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의 악행마저 세계사적 영웅의 결단으로 보이는 것이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그것에 근거해서 독자적인 판단을 하도록 노력하라. 21세기적 인간이 되어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렇게 살기가 귀찮으면 단순한 사회로 돌아가라."
글강 | 2005/05/21 11:21 | PERMALINK | EDIT/DEL | REPLY
永革 // 아 줄줄이 길게 쓸 필요도 없었군요 :) 강유원님의 문장 몇줄로 다 정리되는 듯 싶습니다 ^^ (역시 지성이 딸리면 말이 늘어지게 마련... 쿨럭 ;;;)
좋은 구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DGDragon | 2005/05/22 20: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런데 저 따라다니는 開 말인데 바깥쪽으로 해놓으실 생각은 없으세요? PgDn키로 내리면서 보는데 본문 글 상당히 가립니다.
글강 | 2005/05/23 09: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컨셉입니다 ; 쿨럭 ;;;
물론 보편적인 UI의 측면에서 볼 때엔 매우 안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_-;;; 여기에서만은 '내 맘대로'를 더 중시하기로 했어요 ( --)

"감수하겠습니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낄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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