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강, 2005/05/10 18:31, Game]
미디어몹의 Eriu님이 쓰신 [부분 유료화? 차라리 부분 무료화라고 해라.]라는 글을 읽고 조금은 욱하는 기분으로 적는 이 글은 평소와는 달리 약간 공격적일는지도 모르겠다.(뭐? 평소엔 공격적이지 않았다고?)
웬만한 대작이 아니고서는... 특히나 MMORPG가 아닌 모든 캐쥬얼 게임의 수익 모델은 '부분 유료화'이다.
... 라고 선전하기는 하지만 설마 이걸 정말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이 있을까? 유저들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저 문구의 진실은 다음과 같다.
알고도 '무료'라는 문구에 속아주는 것이랄까... 혹은 짜고치는 고스톱이랄까. 사실 Eriu님이 지적하신 바와 같이 '부분 유료화'란 없다. '부분 무료화'만이 있을 뿐이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개발자가 미쳤다고 고생해서 만든 게임을 공짜로 풀겠는가. 워낙에 안팔리니 얍삽하게라도 팔아보자는 것 뿐이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개발자들은 이런 점을 모르고 있을까?
개발자들도 다 알고 있다. 부분 유료화라는 이름 아래 게임의 밸런싱이 무너지고, 결국 자기 자식같은 게임의 수족을 스스로 잘라먹게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래도 한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개발자들은 이런 점을 못 느끼고 있을까?
개발자들도 다 느끼고 있다. 이런 행위가 치사하기 짝이 없으며, 결국 코묻은 돈을 주머니에서 훔치는 짓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느끼고 있다.
그래도 한다.
...
왜?
아주 단순한 문제이다. 월급 주는 사람이 시키니까.
흔히 '개발자'라고 다 뭉뚱그려서 말하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개발사의 말단 '개발자'와 '경영자'는 전혀 다른 존재이다.
'개발자'는 게임을 만들어서 돈을 번다.
'경영자'는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만든다.
그리고 '부분 유료화'라는 방식을 통해 게임의 '재미'를 무너뜨리고, 어떻게든 꼬마들 주머니 속의 코묻은 돈을 훔쳐내자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경영자'이다.
물론 '경영자'가 주는 월급을 받아먹으며 살아가는 '개발자'들은 당연히 시키는 대로 만든다.
(설마 그게 싫으면 때려치라는 말을 하는 유저가 있지는 않을거라 믿는다.)
뭐, 그렇다고 해서 경영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은 아니다. 개발사의 경영자들이라고 해서 그렇게 게임에 애착이 없고, 돈만 밝히는 음흉함으로 가득찬 존재이겠는가? 이 바닥이 무슨 조폭 소굴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소 개발사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막대한 수익을 올리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생존' 자체가 무너진다.
(물론 N모사 등과 같이 이미 공룡 기업이 된 개발사에게라면 다른 논리를 적용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룡은 공룡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또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한다. 아무리 거대한 공룡 기업이라 할지라도 순식간에 무너지고 마는 것을 우리는 수도 없이 봐왔지 않은가?)
당신이 수억을 투자하여 게임 개발사를 창립하고, 십수명의 개발자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더럽게 생을 유지하느니 깨끗하게 죽겠다'라는건 정말 게임에서나 나올만한 이야기이다. 현실에서는 절대 마우스 커서를 올리고 싶지 않은 선택인 것이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꼭 저런 졸렬한 방법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모범 답안은 예전에 제시되었다.
그렇다. 재미로 승부하면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Eriu님께서 제시한 이 방법은 '공룡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NCSoft나 Nexon, Webzen, Neowiz, NHN 등과 같은 거대 개발사라면 당연히 '완전 유료화 해도 충분히 유저가 모일 정도의 게임'으로 승부하려 들 것이다.
아니, 그렇게 해야 한다. 그 쪽이 훨씬 '안정적인' 수익이 많이 남으니까.
(부분유료화 수익 모델은 Eriu님께서도 지적하신 바와 같이 정액제 수익 모델에 비해 여러모로 부족하다. 안정성이 떨어지고 수익의 굴곡이 심하다.)
공룡이 공룡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저런 승부를 걸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룡이 아닌 개발사들은 어찌해야 할까? MMORPG는 애초에 거대 개발사들과 승부가 되지 못하며, 캐쥬얼 게임으로라도 겨우 승부를 걸어봐야 하는 중소 개발사들의 경우, 재미만을 무기로 들고 간다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한 도박이다.
캐쥬얼 게임은 MMORPG에 비해 극단적으로 짧은 수명 주기를 가지고 있으며, 시장의 현재 경쟁자 만큼이나 잠재 경쟁자들도 넘쳐난다.
즉,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한탕 크게 하고 빠지는 방법'을 도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고수익을 위해선 개발비 자체도 줄여야만 하고, 개발 기간도 단축시켜야 한다.
넥슨의 '카트라이더'는 12명의 인원이 2년의 시간을 들여 개발했다. 중소 개발사들은 6명의 인원으로 6개월에 2개의 게임을 개발할 것을 강요받는다.
특히나 외주로 '하청'받아 하는 개발이라면 더더욱 '퀄리티'를 위한 노력은 무시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계약금'이다.
게임의 재미? 퀄리티? 그보다는 '중독성'과, 밸런스를 무시한 '호승심 자극'이 해답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즉 '부분 유료화'란 수많은 경영자들이 암울한 시장 상황 속에서 겨우겨우 머리를 짜내어 찾아낸 '치사하기 짝이 없는 생존 전략'이고, 개발자들은 자신의 가슴 속에서 어느 한 부분이 붕괴하는 것을 느끼면서도 '돈주는 사람'이 요구하는 게임을 개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 웃기는 일은...
이 따위로 해도, 아니 이 따위로 하면 실제로 돈이 벌린다는 사실이다. 물론 애초에 대박은 노리지도 못한다. 하지만 '회사'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수익은 나오는 것이다.
결국 유저들, 당신들이 원한 것이다. 우리는 그 요구의 결론이다.
물론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유저들은 논외이다. 그들은 Eriu님과 같이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게이머이며, 그런 유저들만 존재한다면 게임 개발에 있어 가장 고려될 부분은 당연히 '재미'일 것이다.
재미있고 퀄리티 높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높은 개발비와 긴 개발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런칭 이후에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어 있다면 어느 개발사가 미친척하고 허접한 작품을 내밀겠는가.
그런 허접함이 시장에서 사장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만 하다면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Eriu님과 같은 유저는 극소수라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재미있다면 돈을 내고 이용할 의사가 있는 유저'는 너무 적다. 회사를 유지할만한 수익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사들은 치사하게도 '공짜만 밝히는' 유저들을 사기쳐서 등쳐먹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실제로 밸런싱 따위 완전히 무시하고, 오로지 '호승심'만을 자극하는 게임들이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있지 않은가?
'이런 게임이 뭐가 재밌다는 거야?!'라고 게임 커뮤니티에서 반문하는 유저들의 뒤에는, 수십, 수백배의 유저들이 아무 말 없이 칼 한자루 꿰어차고 필드로 나아가 지존을 향한 무한 경쟁을 하고 있지 않은가?
유저들이 원한다면 우리는 약육강식의 지옥을 만들어주고, 피묻은 돈을 뜯어낼 수밖에 없다. 천국은 파산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이 지옥이 언제까지나 이어져 갈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간단하다. Eriu님과 같은 문제를 지적하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의식적인 유저들의 수는 늘어났고, 이에는 WOW가 미친 영향도 적지 않다.(감사하다고 하면 매국노 소리를 듣게 될까?)
이에 따라 출시되는 캐쥬얼 게임들의 퀄리티도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누누이 이야기하지만 표절 문제는 일단 논외다.)
물론 이런 캐쥬얼 게임들도 수익 모델은 '부분 유료화' 형식을 가지고 있다. 발전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은 완전히 이 멍에를 벗어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미래는 희망적이다.
한 때 보드 게임 포털에 등장했고, 아직도 간간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정액제' 정도가 완전한 '월정액제'로 전환하기 전에 한번쯤 더 거쳐갈 코스로 등장하게 되지는 않을까? 이는 조금은 섣부른 예언이지만, 현재 추세로 가게 된다면 한 계단, 한 계단을 밟아 올라갈 힘은 분명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개발비와 긴 개발 기간을 들일수록, 퀄리티가 높은 게임일수록 고수익이 보장되는 시장이 만들어질 때.
미칠듯한 약육강식이 아닌, 휴머니즘의 사회가 온라인 게임의 커뮤니티로 정착될 때.
그 때가 오면 경영자와 개발자들은 쌍수를 들어 만세를 외치며, 유저들을 천국으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이끌고 갈 것이다. 개발자들은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개발자들도 잘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계속 개발자들을 씹어왔으니 이번엔 유저들한테 막말 좀 해봤다 -_-; 솔직히 속은 시원하다.
하지만 그만큼 이 글은 좀 비약되어 있으며, 논리적 헛점을 편견으로 덮어버린 부분도 많이 존재한다.
바로 어제 [개발자는 유저에게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라는 글을 쓴 주제에 이렇게 공격적인 썰을 풀어놓으려니 참... 난감하기 짝이 없군.
1.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진리
웬만한 대작이 아니고서는... 특히나 MMORPG가 아닌 모든 캐쥬얼 게임의 수익 모델은 '부분 유료화'이다.
'저희 게임은 평생 무료입니다! 마음껏 즐기세요! 아이템을 판매하기는 하지만 꼭 구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 라고 선전하기는 하지만 설마 이걸 정말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이 있을까? 유저들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저 문구의 진실은 다음과 같다.
'월정액제로 유료화하면 망할게 뻔하니까 아이템만 유료화합니다! 하지만 아이템 구입 안하면 이 게임 못합니다! 일단 무료라는 미끼에 속아서 좀 즐기다가 적당히 중독되면 이제 지르기 시작하세요!'
알고도 '무료'라는 문구에 속아주는 것이랄까... 혹은 짜고치는 고스톱이랄까. 사실 Eriu님이 지적하신 바와 같이 '부분 유료화'란 없다. '부분 무료화'만이 있을 뿐이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개발자가 미쳤다고 고생해서 만든 게임을 공짜로 풀겠는가. 워낙에 안팔리니 얍삽하게라도 팔아보자는 것 뿐이다.
2. 울며 겨자먹기
... 부분 유료화는, 게임 시스템에 치명적인 문제를 안겨준다. 수익을 최대한으로 거두기 위해 부분 유료화를 실시하는 게임들은 유저가 현금을 통해 강해지는 것에 제약을 두지 않거나, 두더라도 큰 제약이라고 할 만한 것은 아니다. 즉, 현금을 들이면 들일수록 얼마든지 계속해서 강해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새롭게 유입되는 유저들과의 격차를 넓힐 뿐이다. 개인의 조작이 상당한 영향을 주는 캐쥬얼 게임에서도, 타 유저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상당한 액수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신규 유저에게 상당한 진입 장벽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캐릭터의 능력과 아이템이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MMORPG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게임 내에서 이루어지는 활동 외의 외적인 요소가 게임 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부분 유료화는, 스스로의 게임 시스템으로 자신의 수명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
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개발자들은 이런 점을 모르고 있을까?
개발자들도 다 알고 있다. 부분 유료화라는 이름 아래 게임의 밸런싱이 무너지고, 결국 자기 자식같은 게임의 수족을 스스로 잘라먹게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래도 한다.
... 유저들의 욕구와 경쟁심리를 교묘하게 자극해서 현금을 지출하면 지출할수록 더 큰 지출을 요구하는 시스템, 겉으로는 무료임을 강조하면서도 실제적으로는 유료 게임보다도 더 많은 지출을 요구하는 시스템이어서는 상대적으로 대상 연령이 비교적 낮은 게임임을 감안할 때 그다지 떳떳해 보이지는 않는다. 돈을 내면 경험치가 두배, 이건 너무 치사하지 않은가요? ...
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개발자들은 이런 점을 못 느끼고 있을까?
개발자들도 다 느끼고 있다. 이런 행위가 치사하기 짝이 없으며, 결국 코묻은 돈을 주머니에서 훔치는 짓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느끼고 있다.
그래도 한다.
...
왜?
아주 단순한 문제이다. 월급 주는 사람이 시키니까.
흔히 '개발자'라고 다 뭉뚱그려서 말하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개발사의 말단 '개발자'와 '경영자'는 전혀 다른 존재이다.
'개발자'는 게임을 만들어서 돈을 번다.
'경영자'는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만든다.
그리고 '부분 유료화'라는 방식을 통해 게임의 '재미'를 무너뜨리고, 어떻게든 꼬마들 주머니 속의 코묻은 돈을 훔쳐내자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경영자'이다.
물론 '경영자'가 주는 월급을 받아먹으며 살아가는 '개발자'들은 당연히 시키는 대로 만든다.
(설마 그게 싫으면 때려치라는 말을 하는 유저가 있지는 않을거라 믿는다.)
뭐, 그렇다고 해서 경영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은 아니다. 개발사의 경영자들이라고 해서 그렇게 게임에 애착이 없고, 돈만 밝히는 음흉함으로 가득찬 존재이겠는가? 이 바닥이 무슨 조폭 소굴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소 개발사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막대한 수익을 올리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생존' 자체가 무너진다.
(물론 N모사 등과 같이 이미 공룡 기업이 된 개발사에게라면 다른 논리를 적용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룡은 공룡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또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한다. 아무리 거대한 공룡 기업이라 할지라도 순식간에 무너지고 마는 것을 우리는 수도 없이 봐왔지 않은가?)
당신이 수억을 투자하여 게임 개발사를 창립하고, 십수명의 개발자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더럽게 생을 유지하느니 깨끗하게 죽겠다'라는건 정말 게임에서나 나올만한 이야기이다. 현실에서는 절대 마우스 커서를 올리고 싶지 않은 선택인 것이다.
3. 재미로 승부하라!?
하지만 생존을 위해 꼭 저런 졸렬한 방법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모범 답안은 예전에 제시되었다.
...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라면, 굳이 잔꾀를 부리지 않고 일반적인 완전 유료화를 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물론 제작사의 네임 밸류나 엄청난 광고 물량덕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하나의 '게임'이라는 상품을 이룬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아무리 게임을 잘 만들어도 유료화만 하면 사람이 없더라..라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부분 유료화 같은 방법을 쓰지 않으면 이익을 남길 자신이 없을 정도면 게임 만들지 말던가, 그게 아니면 완전 유료화 해도 충분히 유저가 모일 정도의 게임을 만들면 된다. ...
그렇다. 재미로 승부하면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Eriu님께서 제시한 이 방법은 '공룡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NCSoft나 Nexon, Webzen, Neowiz, NHN 등과 같은 거대 개발사라면 당연히 '완전 유료화 해도 충분히 유저가 모일 정도의 게임'으로 승부하려 들 것이다.
아니, 그렇게 해야 한다. 그 쪽이 훨씬 '안정적인' 수익이 많이 남으니까.
(부분유료화 수익 모델은 Eriu님께서도 지적하신 바와 같이 정액제 수익 모델에 비해 여러모로 부족하다. 안정성이 떨어지고 수익의 굴곡이 심하다.)
공룡이 공룡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저런 승부를 걸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룡이 아닌 개발사들은 어찌해야 할까? MMORPG는 애초에 거대 개발사들과 승부가 되지 못하며, 캐쥬얼 게임으로라도 겨우 승부를 걸어봐야 하는 중소 개발사들의 경우, 재미만을 무기로 들고 간다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한 도박이다.
캐쥬얼 게임은 MMORPG에 비해 극단적으로 짧은 수명 주기를 가지고 있으며, 시장의 현재 경쟁자 만큼이나 잠재 경쟁자들도 넘쳐난다.
즉,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한탕 크게 하고 빠지는 방법'을 도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고수익을 위해선 개발비 자체도 줄여야만 하고, 개발 기간도 단축시켜야 한다.
넥슨의 '카트라이더'는 12명의 인원이 2년의 시간을 들여 개발했다. 중소 개발사들은 6명의 인원으로 6개월에 2개의 게임을 개발할 것을 강요받는다.
특히나 외주로 '하청'받아 하는 개발이라면 더더욱 '퀄리티'를 위한 노력은 무시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계약금'이다.
게임의 재미? 퀄리티? 그보다는 '중독성'과, 밸런스를 무시한 '호승심 자극'이 해답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즉 '부분 유료화'란 수많은 경영자들이 암울한 시장 상황 속에서 겨우겨우 머리를 짜내어 찾아낸 '치사하기 짝이 없는 생존 전략'이고, 개발자들은 자신의 가슴 속에서 어느 한 부분이 붕괴하는 것을 느끼면서도 '돈주는 사람'이 요구하는 게임을 개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 웃기는 일은...
이 따위로 해도, 아니 이 따위로 하면 실제로 돈이 벌린다는 사실이다. 물론 애초에 대박은 노리지도 못한다. 하지만 '회사'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수익은 나오는 것이다.
결국 유저들, 당신들이 원한 것이다. 우리는 그 요구의 결론이다.
4. 당신들이 원했고, 우리가 만들어준 지옥
물론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유저들은 논외이다. 그들은 Eriu님과 같이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게이머이며, 그런 유저들만 존재한다면 게임 개발에 있어 가장 고려될 부분은 당연히 '재미'일 것이다.
재미있고 퀄리티 높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높은 개발비와 긴 개발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런칭 이후에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어 있다면 어느 개발사가 미친척하고 허접한 작품을 내밀겠는가.
그런 허접함이 시장에서 사장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만 하다면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Eriu님과 같은 유저는 극소수라는 점이다.
... 어차피 정말 재미있어도 돈을 내기 싫어서 유료화 후에는 하지 않는 게이머라면, 부분 유료화한 게임에서도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리는 없다. 어디까지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대상은 '재미있다면 돈을 내고 이용할 의사가 있는' 유저인 것이다. ...
안타깝게도 '재미있다면 돈을 내고 이용할 의사가 있는 유저'는 너무 적다. 회사를 유지할만한 수익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사들은 치사하게도 '공짜만 밝히는' 유저들을 사기쳐서 등쳐먹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실제로 밸런싱 따위 완전히 무시하고, 오로지 '호승심'만을 자극하는 게임들이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있지 않은가?
'이런 게임이 뭐가 재밌다는 거야?!'라고 게임 커뮤니티에서 반문하는 유저들의 뒤에는, 수십, 수백배의 유저들이 아무 말 없이 칼 한자루 꿰어차고 필드로 나아가 지존을 향한 무한 경쟁을 하고 있지 않은가?
유저들이 원한다면 우리는 약육강식의 지옥을 만들어주고, 피묻은 돈을 뜯어낼 수밖에 없다. 천국은 파산했다.
5. Stairway to Heaven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이 지옥이 언제까지나 이어져 갈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간단하다. Eriu님과 같은 문제를 지적하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의식적인 유저들의 수는 늘어났고, 이에는 WOW가 미친 영향도 적지 않다.(감사하다고 하면 매국노 소리를 듣게 될까?)
이에 따라 출시되는 캐쥬얼 게임들의 퀄리티도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누누이 이야기하지만 표절 문제는 일단 논외다.)
물론 이런 캐쥬얼 게임들도 수익 모델은 '부분 유료화' 형식을 가지고 있다. 발전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은 완전히 이 멍에를 벗어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미래는 희망적이다.
한 때 보드 게임 포털에 등장했고, 아직도 간간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정액제' 정도가 완전한 '월정액제'로 전환하기 전에 한번쯤 더 거쳐갈 코스로 등장하게 되지는 않을까? 이는 조금은 섣부른 예언이지만, 현재 추세로 가게 된다면 한 계단, 한 계단을 밟아 올라갈 힘은 분명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개발비와 긴 개발 기간을 들일수록, 퀄리티가 높은 게임일수록 고수익이 보장되는 시장이 만들어질 때.
미칠듯한 약육강식이 아닌, 휴머니즘의 사회가 온라인 게임의 커뮤니티로 정착될 때.
그 때가 오면 경영자와 개발자들은 쌍수를 들어 만세를 외치며, 유저들을 천국으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이끌고 갈 것이다. 개발자들은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개발자들도 잘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계속 개발자들을 씹어왔으니 이번엔 유저들한테 막말 좀 해봤다 -_-; 솔직히 속은 시원하다.
하지만 그만큼 이 글은 좀 비약되어 있으며, 논리적 헛점을 편견으로 덮어버린 부분도 많이 존재한다.
바로 어제 [개발자는 유저에게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라는 글을 쓴 주제에 이렇게 공격적인 썰을 풀어놓으려니 참... 난감하기 짝이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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