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ekang.com
my life, but a game
SEARCH BLOG | TAGS

[글강, 2009/01/31 01:12, Game]
[1번 글]에서 던져진 질문은 '게임 기획자라는건 대체 뭐하는 놈들인데?'라는 거였는데... ㄱ-

이거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거였다면, 그냥 지난 글에서 휙 정답을 던져 버리고 걍 끝냈겠지.

이렇게 넘버링까지 해가면서 글을 분리하지도 않았을 터...

그러니까 솔직히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아직 기획자라는 직군을 한 문장, 혹은 한 단어로 명확히 정의하지는 못하겠다.

([예전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잡부'라는 한 단어로... 하려면 할 수야 있겠지만 -ㅁ- 설마 이런 대답을 원하는건 아닐테고;;;)

그러니까... 같이 함 고민해봅세.



4년 전 면접에서 '기획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내가 했던 대답은 '룰의 정의'였는데...

아주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이건 어디까지나 시스템 디자인의 단편에서나 먹히는 이야기인 듯 싶어서리, 역시 좀 반쪽스럽다.

그럼 기획이 대체 뭔데?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기획자가 하는 일을 한 번 죽 나열해보면, 좀 더 명확해지지 않을까?

기획자라는 직군은 개발팀 내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뭐 어쩔 수 없이 일단 내 경험에 기반하여 썰을 함 풀어보자.

내가 해왔던, 그리고 지금도 하고 있는 일들을 조금 많이(!) 단순화하고, 순차적으로 나열해 보자면...

1. 게임에서 의도하고 있는 바를 달성하기 위한 각종 게임 시스템들의 제안 및 논의 진행.

2. 채택된 시스템에서 어뷰징의 구멍 등을 제거하고, 논리적 완결성을 갖추도록 다듬는 게임 디자인.

3. 시스템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스펙 혹은 명세의 작성.

4. 시스템이 구현되는 데에 필요한 그래픽, 사운드 리소스 명세 작성.

5. 시스템 구현 후에는... 리소스들의 조립.

6. 리소스들을 조립하여 시스템의 뼈대를 얼추 갖췄다면,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밸런싱.

7. 밸런싱 얼추 완료됐으면 테스트, 테스트, 테스트. 각종 이슈들에 대한 검증과 보정.

... 뭔가 다분히 시스템 디자인스러운데... -ㅁ- 그거야 내가 시스템 디자이너이니까 (...)

레벨 디자이너라면 좀 다를까?

1. 게임에서 의도하고 있는 플레이 패턴을 달성하기 위한 레벨의 컨셉 제안 및 논의 진행.

2. 채택된 컨셉을 반영할 수 있으면서, 어뷰징의 구멍 등을 제거하고, 논리적 완결성을 갖추도록 다듬는 레벨 디자인.

3. 레벨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스펙 혹은 명세의 작성.

4. 레벨이 구현되는 데에 필요한 그래픽, 사운드 리소스 명세 작성.

5. 레벨 구현 후에는... 각종 어셋들의 배치.

6. 어셋들을 배치했다면, 각 어셋들에게 적용될 수치들을 밸런싱.

7. 밸런싱 얼추 완료됐으면 테스트, 테스트, 테스트. 각종 이슈들에 대한 검증과 보정.

... 비슷하네.

퀘스트 디자이너라면 좀 다를까?

1. 게임에서 의도하고 있는 시나리오 전달 혹은 플레이 경험 선사, 보상 제공 등을 달성하기 위한 퀘스트의 제안 및 논의 진행.

2. 채택된 퀘스트를 디자인...

3. ... 4. 5. 6. 7. 똑같자나!

물론 매우매우매우매우 단순화하고 추상화 해버렸기 때문에, 조금은 억지로 끼워맞춘 감이 없지는 않은데...

... 중간에 몇 단계가 빠지는 경우도 있고, 시스템의 성격에 따라 내가 참여하지 않는 단계도 존재하며, 특정 단계에서 몇바퀴를 돈 다음에야 다음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는 등등 저 문장들의 뒷면이나 행간에 숨어있는 무수한 예외들이 존재한다.

뭐 대충 알아먹으시면 된다능ㅋ

(일정 조율이나 시장 파악 등등, 내가 했었던 다른 일들이 빠져있기는 하지만... PM이라는 직급의 업무나 마케터의 영역을 기획자의 업무로 간주해도 되는건지 잘 모르겠으니까 걍 패스 ~_~ 시나리오 라이터라면 또 다를 것 같지만... 아 잠깐. 우리나라에서야 라이터를 기획자로 뭉뚱그리지만, 엄밀히 말해 라이터를 기획으로 분류하는건 좀 아닌 것 같으니 또 패스 ~_~)

암튼 마구마구 단순화시킨 저 과정을, 개별 게임 어셋들의 수만큼 무한 루프 (...) 돌리는 것이 내 일이다.



에... 그런데 말이졈. 일이라고 적어놓은 걸 보고 있자니 갸우뚱해져 버린다.

저게 기획자의 일이라고?

저건 그냥 게임을 개발해 나아가는 수순을 나열해 놓은 거잖아?

목적 설정 및 최적 솔루션 모색 → 솔루션 구체화 → 문서화 → 실체화 → 수치적 보정 → 테스트 및 수정

기획자만 이렇게 일하나효? 프로그래머도, 아티스트도 용어만 조금 바꾸면 일하는 순서를 이와 비슷하게 끼워맞출 수 있다.

아니 직군을 따로 나누지 않는다 하더라도, 협업이 이루어지는 순서 역시 여기 끼워맞추는 데에는 그닥 무리가 없을 듯. 원래 개발은 이런 수순으로 진행된다.

그러니 이걸 '기획자라는 직군을 정의하는 일'이라고 보기는 아무래도 힘들다. 뭐 기획자가 일련의 과정들을 모두 매니징한다... 라고 한다면 저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를 하나의 일로 구분할 수는 있겠지만서도, 그건 역시 PM의 일인 것 같으니 패스.



아익 경험에 의거하여 일단 생각나는대로 썰을 풀었더니만, 이건 '기획자의 일'이라기 보다는 그냥 '일' 혹은 '개발'이 튀어나와 버렸넹.

그럼 기획자는 대체 '구체적으로' 뭐하는 놈들인데?

흐음... 저 흐름에서 기획자가 '고유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구간이 있는지를 한번 살펴본다면 좀 더 명확해지지 않을까?

그러나 그건 다음 글에서 ( --)

...

...

...

... 이제 겨우 2번인데도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거랍쇼 ㄱ- 라는 생각이 벌써 들기 시작하는데...

뭐 그래도 일단 칼을 뽑았으니 오늘은 무를 썰고 다음엔 뜨거운 감자를 썰어봅세.
Trackback Address :: http://glekang.com/trackback/339
지랄한다 | 2009/02/01 07: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냥 주댕이로 날로먹으려는놈
글강 | 2009/02/01 14:40 | PERMALINK | EDIT/DEL
어머나 과격하기도 하셔라 -ㅁ-
Name
Password / Secret
Homepage
◀ PREV : [1] :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32] : ... [275] : NEXT ▶






BLOG main image

«   2010/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전체 (275)
Life (154)
Game (121)

그럴리가염ㅋ
글강 08/30
넹~ ㅇㅅㅇ
글강 07/27

한마디 - 잠언箴言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2009
왕멀의 생각
wangmul's me2DAY 2009
새해 덕담 - 진정한 위로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2009
실패한 스쿼드 게임 '블..
게임을 만드는 한사람의.. 2008
한마디 첨언하자면.
하이얼레인의 얼음집'▽.. 2008

SharedSHELL

Tattertools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