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ekang.com
my life, but a game
SEARCH BLOG | TAGS

[글강, 2008/12/06 18:30, Life]
자백, 혹은 자뻑하거니와...



나는 내 안에 담겨 있는 내 본성이야말로 천하에 둘도 없는 개찌질이라고 생각한다.

내 안으로 침잠할 때마다 마주치곤 하는 음울한 염세, 어두운 욕망, 어설픈 감상, 대책없는 비합리, 비열한 이기심 등등은 결국 내가 나로 하여금 나에게서 시선을 돌리게 만들어버릴만치 어둡기가 그지없다.

그렇기에 나는 언제나 내 본성을 숨기고, 억누르며, 끊임없이 감시와 견제의 눈길을 나 자신에게 비추며 살아간다.

나는 내 본성의 반대 극단으로 살기 위해, 끊임없이 나로부터 도망친다.

나는 쿨하다. 나는 긍정적이다. 나는 현명하다. 나는 합리적이다. 나는 선하다. 나는 성실하다. 나는 냉정하다. 나는 이성적이다. 등등등등

수많은 벽으로 내 본성을 둘러싸고, 내 안을 감추며 내 밖으로 수많은 나를 만들어낸다.

뭐... 거창하게 말하긴 했지만, 사실 이건 누구나 어느 정도 하고 있는 일이고, 딱히 이것이 어려운 일인 것도 아니다.

고상한 척 하면서 살기란 참 쉽다.



하지만 여기에서 딜레마가 생겨나는데...

결국 내가 만든 내 이미지는 가식이며, 나는 허상의 벽으로 나를 포장한 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것이 나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이 드는 순간, 나는 더 이상 나의 가식성을 용납하기가 힘들어져 버렸다.

그리고...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나는 나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어졌다.

그래서 벽을 하나 둘 씩 허물어보려, 나로서 살아보려, 당당하게 살아보려는 시도를 조심스레 해보았고...

그 기저에는 '이만큼의 시간이 흘렀다면 내 본성도 조금은 쓸만한 놈이 되어있지 않을까?'라는 약간의 기대 심리가 숨어 있었다.



그러나... 벽을 좀 허물었더니, 한동안 잘 감추고 있었던 나의 개찌질함이 제일 먼저 튀어나와 버렸다.

예전보다 나아지기는 개뿔, 여전했다.

내가 가장 바라보고 싶지 않은 내 안의 괴물은, 그렇게 오랜 시간 성벽 안에 가두어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쇠약해지기는 커녕, 여전히 날카로운 발톱으로 마주치는 모든 사람 - 심지어 나 자신까지 - 을 할퀴고, 욕망의 이빨로 물어뜯으려 든다.



그래서 지금 나는 다시 풀리지 않는 혼란에 빠져 버렸다.



그냥 다시 벽을 쳐버리고, 이 괴물로부터 도망칠까?

나는 너무나도 두렵다. 나의 본성이 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

그런 나를 내가 바라보는 것도 괴롭거니와, 이것이 내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줄 것이 두렵다.

그리고 그 상처가 결국 멀어짐을 낳게 될 것이 두렵다.

너무나도 두렵다.



아니, 하지만 다시 가식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

이번에야말로 그 동안 미루어 왔던 일,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내 안의 나를 직시하며 내가 나를 지배하는 것을 시도해봐야 할까?

그러나... 과연 그게 가능할까.

그 과정을 내가 견뎌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주고받게 될 상처들을 감내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하지만 다시 가식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



나는 풀리지 않는 혼란에 빠져 버렸다.



... 라는 고민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있는 것부터가 일단 너무 찌질해. 견디기가 힘들다.

사춘기 꼬꼬마도 아니고, 서른 한 살이면 인격 형성은 일찌감치 끝이 났어야 할 나이이건만 이 무슨...

결론이 나질 않는다.

글쎄.

한 번도 나를 배신한 적이 없었던, 내 마지막 안식처. '시간'이 또 도와줄는지도 모르겠지만.

이 친구는 언제나 좀 느려서... 그 때까지 괴로울 것이 슬프고, 내가 주위에 흩뿌리게 될 독이 두렵다.



아익.

이딴건 혼자 조용히 고민해야 하는건데, 결국은 공개적인 공간 - 블록에 끄적거리고야 마는 이 찌질함도 싫다.

한꺼풀 벗겨내기만 하면 나는 '일기는 일기장에'만큼의 쿨함도 갖추지 못하는 것일까?
Trackback Address :: http://glekang.com/trackback/324
고어핀드 | 2008/12/06 20: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토닥토닥.
글강 | 2008/12/07 22:19 | PERMALINK | EDIT/DEL
★wendy | 2008/12/07 06: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우리 귀여운 신랑..
통닭통닭~

웽이 꼬옥~ 안아줄께.. 일루와..
글강 | 2008/12/07 22:20 | PERMALINK | EDIT/DEL
끄응 이 포스트는 걍 댓글 막을걸 (...)
니마가 그러면 내가 더 쪽팔린다능 (...)
겜퍼군 | 2008/12/07 23:1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잘모르겠지만.. 시간이 다 해결해주더군요. ^^;; 그게 답이 아니려나.
글강 | 2008/12/07 23:59 | PERMALINK | EDIT/DEL
네 뭐 저도 걍 기다리기만 하면 시간이 자연스럽게 '흐지부지'를 해 줄 것이라 믿고 있기는 합니다만 -ㅁ-;
그래도 되는건지를 잘 모르겠네요 ㅎㅎㅎ
Name
Password / Secret
Homepage
◀ PREV : [1] : ... [33] : [34] : [35] : [36] : [37] : [38] : [39] : [40] : [41] : ... [273] : NEXT ▶






BLOG main image

«   2010/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전체 (273)
Life (153)
Game (120)

아니그덩 ( --)
wendy 02/07

한마디 - 잠언箴言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2009
왕멀의 생각
wangmul's me2DAY 2009
새해 덕담 - 진정한 위로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2009
실패한 스쿼드 게임 '블..
게임을 만드는 한사람의.. 2008
한마디 첨언하자면.
하이얼레인의 얼음집'▽.. 2008

SharedSHELL

Tattertools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