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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강, 2005/04/29 19:33, Game]
매일 반복되는 하루, 피곤한 일상에 지친 당신. 무언가 신선한 자극을 찾고 싶은가?

딱딱하고 예의바른 숨막힘 속에서 벗어나, 익명성에 파묻힌 체 한없이 찌질거려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장 가까운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을 찾아가라. 그리고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려라.

"국산 MMORPG가 최고다! 외산 MMORPG 따위는 국산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외산 게임 찬양하는 놈들은 다 매국노다!"

... 아 이건 싫다고? 그럼 다음과 같이 변형해도 상관없다.

"외산 MMORPG가 최고다! 국산 MMORPG 따위는 외산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산 게임 찬양하는 놈들은 다 빠돌이다!"

둘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해도 상관없다. 결과는 똑같으니까.

아마도 게시판을 휘몰아치는 리플전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내키는 쪽에 편승해서 대충 찌질거리고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열혈 게이머들이 알아서 치열하게 싸워줄 것이다.




이것이 잊을만하면 다시 고개를 쳐들며 게시판을 전장으로 바꾸어 버리는... '국산, 외산 논쟁'이다.

애초에 결론이 나올 수가 없는 개싸움에... 나까지 뛰어들 생각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이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해보고자 한다.




1. 국산과 외산


국산 MMORPG와 외산 MMORPG를 모두 플레이해보면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뭐 당연한 일이다. 국내작들과 해외작들은 타겟층도 다르고, 게임이 추구하는 재미요소도 다르다. 무엇보다도 게임의 외양을 포장하는 그래픽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이러니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드워프'를 바라보는 국산과...

외산의 이 엄청난 시각 차이를 보라 -_-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볼 때 어느 쪽이 더 우월한지 여부를 논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둘은 '전혀 다른 게임'이고 타겟 유저층의 취향도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같은 장르 - MMORPG이다.

게임이 추구하는 바는 둘째치고, MMORPG라는 장르적 공통성 내에서 이 두 그룹을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 물론 MMORPG라는 단어 하나로 그 수많은 바리에이션을 포괄해 버린다는 것이 무리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MMORPG이기 때문에... 국산과 외산의 모든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 분모는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WORLD'이다.

그 어떤 황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포장한다 할지라도 MMORPG라면 반드시! 기필코! 필연적으로! 배경 세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MMORPG에 있어 이 배경 세계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거대하다. 일단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본 공간으로 작용하며, 유저의 분신이 살아가는 생활 공간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WORLD를 창조해내는 능력'... 내가 보기에 국산 MMORPG가 MMORPG로서 가장 부족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1-1. 역사와 문화


어떠한 공간과 사물에 의미를 부여해주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역사''문화'이다.

황야에 떡하니 서있는 별볼일 없는 비석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광개토대왕비'라면 그 비석은 큰 문화적 의미를 가지게 된다. 그 비석이 '광개토대왕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광개토대왕이 이룩한 고구려의 업적이라는 '역사'가 있기 때문에 그 이름을 부여받은 비석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별볼일 없는 비석 하나에도 사람들이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게 되며, 일제의 광개토대왕비 훼손 시도같은 것은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에게서 공분을 자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원리로... MMORPG의 가상 세계에서 황야에 떡하니 서있는 별볼일 없는 비석에 의미를 부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그 비석을 바라보며 감성이 자극되는 것을 느끼고, 그 의미를 되새기며, 결과적으로 그 가상의 공간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끔 - 게임에 몰입하게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비문의 내용이 뭘 의미하는지 안다면 당신은 이미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에 몰입해 있는 것이다



'역사'를 만들어내고 이에 따라 형성된 '문화'를 게임 내에 반영시키면 된다.

외산 MMORPG들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면에서 매우 충실함을 내보인다.

'울티마 온라인'은 로컬 게임이었던 '울티마'의 세계관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며, 울티마 시리즈의 역사 - 브리타니아의 유구한 역사는 울티마 온라인의 세계 곳곳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역시 로컬 게임이었던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세계관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칼림도어와 동부대륙 곳곳에서 워크래프트1, 2, 3의 영웅들이 남긴 자취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세계관의 엄밀함은 워크래프트 세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출판되어 나올 정도이다.



뭔가 조금은 억울함이 느껴지는가? 만약...

"울온과 WOW는 큰 인기를 얻은 원작들의 세계를 계승할 수 있었잖은가? 이제 처음 시작하려는 MMORPG가 어떻게 유저들에게 '역사'를 인식시킬 수 있단 말인가?"

라고 물으신다면...

'에버퀘스트'는 울온이나 WOW와 달리 원작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에버퀘스트의 배경이 되는 '노라스' 대륙의 역사는...? 책 한권 분량이다. 당연히 이러한 설정은 월드 곳곳에 고스란히 배어들어가 있다. 이에 따라 형성된 다양한 '가상 문화'들을 체험하는 것은 유저로 하여금 마치 실제 세계에서 모험을 즐기는 것과 같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DAoC)'은 영국 켈트 신화와 북구 유럽의 신화를 그대로 가져다가 짬뽕시켰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단군 신화와 삼국 시대의 신화같은 것들을 조합해 어딘가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까? 바이킹과 엘프가 함께하는 다옥의 세계관 역시 신화에 기인한 엄밀한 역사를 충실히 갖추고 있다.



국산 MMORPG들은 어떠할까? 물론 국산 MMORPG들도 배경 세계에 역사성을 부여하기는 한다. 그러나 그 역사가 외산 MMORPG만큼이나 게임 내부에서 절절히 배어나오며, 게임의 기본 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리니지의 세계에서 엘프와 다크엘프는 서로 반목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게임 내에서 이 둘이 반목하게끔 장치가 되어 있는가?

에버퀘스트에서는 다크 엘프가 '선' 진영에 있는 마을로 들어가려 하기만 해도 경비병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죽여버린다.


어느 쪽이 더 엄밀하게 배경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게임에 반영하고 있는 것인가? 어느 쪽이 더 배경 세계의 역사와 사회 구조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인가? 어느 쪽이 더 배경 세계에 대한 몰입감을 유도해낼 수 있는가?

WOW에서 '스랄'이라는 NPC는 '호드' 진영에게 있어 매우 큰 의미를 가지는 캐릭터이다. '얼라이언스' 진영의 유저들이 이 '스랄'을 죽였을 때 '호드' 진영의 유저들은 다같이 분노하며 복수를 부르짖었다. 이처럼 캐릭터 한명의 생사가 공통된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만큼 배경 세계가 유저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할 때, 게임은 훨씬 재미있어 진다.

국산 MMORPG는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



1-2. 개연성


개연성은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모든 MMORPG에는 '전투 행위'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전투의 대상은 다른 유저(PvP), 혹은 NPC(PvE)가 된다. 둘 중에서 한쪽으로 특화시킨 게임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아무리 PvP를 강조한 게임이라 할지라도 PvE는 기본적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배경 세계에는 유저와 전투를 치를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는 몬스터들이 반드시 존재한다. 빠질 수 없는 배경 세계의 일부분인 것이다.

이 몬스터의 존재를 역사와 문화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자. 이 배경 세계에서 저 몬스터들은 왜 존재하는가? 이 배경 세계의 역사와 문화 형성에서 저 몬스터들은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외산 MMORPG들은 대부분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이 명확하게 게임 내에 존재하고 있다.

WOW에 등장하는 몹 중에 '켄타우르스'가 있다. '칼림도어' 곳곳에 분포하고 있는 이 켄타우르스들은 왜 거기 있는 것인가? 왜 이들은 유저들과 대립하는가?(왜 이들과 전투가 가능한가?)



게임에 등장하는 종족 중 하나인 '타우렌'들과 영토 다툼을 벌이던 '켄타우르스'들은 '타우렌'들을 거의 파멸로 몰아넣을 수 있었지만, '오크'들이 이 분쟁에 개입한 결과 '타우렌'들은 멀고어로 피신하여 정착할 수 있었고, '켄타우르스'들은 보다 넓은 지역에 흩어져 정착한 체 '오크', '타우렌'과 지속적인 국지전을 벌이게 되었다. 아울러 '오크', '타우렌'들과 맹방인 '트롤', '언데드'와도 적대적인 관계가 형성되었다.

그래서 '켄타우르스'는 칼림도어 곳곳에 흩어져 있고, 유저가 눈에 띄는 족족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개연성'이다.

국산 MMORPG에서는 몬스터나 NPC에게 이러한 개연성을 부여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배경 세계를 만들고, 그 위에 유저의 레벨에 맞춰서 '왜 여기에 이들이 존재하는가?'라는 의문 없이 그냥 몬스터들을 뿌려놓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사실 개연성이 없어도 크게 상관은 없다. 그냥 '켄타우르스'를 세계 곳곳에 적당히 뿌려두고 유저들이 지나가면 공격하게끔 프로그래밍해 놓아도 게임은 아무런 무리 없이 진행된다.

그러나 개연성이 있고 없고의 문제는 역시 '유저가 얼마만큼 몰입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캐릭터를 이동시키다가 몬스터가 보이길래 죽였다. 왜 죽였는가? 그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그것은 무의미한 살육일 뿐이고, 이것이 계속 반복되면 유저는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소위 말하는 '사냥 노가다'가 발생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1-3. 사소함의 미학


세계라는 것이 꼭 장엄한 계곡, 으리으리한 건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저러한 것들이 배경 세계의 화려함을 더해주기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작고 사소한 것들이 하나 둘 씩 차곡히 쌓인 '살아 움직이는 세계'이다.

이 사소함의 미학에 대한 국산과 외산의 차이는 간단한 예를 몇개 드는 것으로 금방 드러난다.

- 설원에 서있는 유저의 캐릭터. 그 캐릭터가 숨을 쉴때마다 입김이 배어나오는 모습.

- 유저 캐릭터의 발 옆에 잘 보이지도 않게 깡총깡총 뛰어가는 토끼 한마리. 그 토끼도 숨을 쉴 때마다 입김이 배어나온다.

- 어디선가 달려온 늑대가 그 토끼를 공격해서 사냥해 버린다.

- 설원을 달려가는 유저의 캐릭터. 그 발자국 뒤로 튀어오르는 눈덩이.

- 넓은 평원. 그 위를 달리는 가젤 떼와 수풀 속에 누워 하품하고 있는 사자들.

- 단풍이 지는 숲에 서 있는 유저의 캐릭터. 그 캐릭터의 어깨 위로 떨어져 내리는 단풍잎.

- 공격할 때, 웃을 때, 울 때마다 달라지는 캐릭터의 표정.

- 동이 터오는 아침. 습지대에는 안개가 가득차고... 해가 중천으로 떠오르자 그 안개가 걷힌다.

- 호수에 비가 내리고, 빗방울이 물에 떨어질 때마다 생겨나는 조그만 파문.

- 폭우가 닥쳐오자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차고 세상이 어두워진다.


이 예들은 내가 'WOW'와 '다옥'에서 직접 체험한 세계를... 그나마 기억나는 것들만 몇개 추려내어 적은 것이다.

국산 MMORPG 중에 이런 식으로 자칫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을 세계의 작은 일면들을 충실히 구현한 것이 있는가?



이만큼 '살아 움직이는 세계'를 창조한 게임이 있는가?

안타깝게도 대부분 거의 기복없는 평지 위에 텍스쳐 몇장 입히고, 나무와 같은 돌출 오브젝트를 몇개 세우고, 그 위에 몬스터를 몇마리 뿌려놓은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게임 진행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지만, 세계에 대한 몰입감을 가지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흔히 말하는 '2% 부족함'이 이런 데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2. 무엇이 부족한가?


그렇다면 이 쯤에서 의문을 가져보도록 하자. '왜 우리는 저렇게 못만드는 걸까?'

사실 대부분의 유저들은 배경 세계의 역사니, 문화니... 개연성이나 사소한 이펙트 같은 것들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RPG라는 장르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며, 가질 생각도 하지 않는 라이트 유저들에게 이러한 것들은 아무리 엄밀하게 짜놓는다 할지라도 무의미할 뿐이다.

RPG가 소수 장르였던 국내의 경우 더더욱 이러한 경향의 라이트 유저들이 절대 다수였고, 그렇기 때문에 MMORPG를 개발할 때 배경 세계의 엄밀성에 인력과 시간을 소모한다는 것은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못'만든다기 보다는 애초에 '안'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은 별반 문제될 것이 없었다. 아니, 개발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WOW의 등장은 이러한 상황을 바꾸어 버렸다.



2-1. WOW의 습격


상용화 이전, 오픈베타 때 수십만의 유저들이 WOW를 플레이 했으며, 국내 MMORPG 유저들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이 WOW의 잘 짜여진 배경 세계를 경험해버린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유저들은 배경 세계의 구성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며, 그런 점이 특별히 WOW의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WOW가 아닌 다른 게임을 했을 때, '뭔가 2% 부족하다'라는 느낌을 받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인식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무의식 중에 엄밀한 배경 세계의 기억이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흑백TV만을 보다가 컬러TV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결국 컬러TV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원리인 것이다.

물론 당장 거대한 변화가 혁명처럼 몰아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저들은 분명 조금씩 엄밀한 배경 세계의 매력을 요구해 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이러한 유저층의 확산과 장르 이해도의 향상은 굳이 WOW의 영향이 아니라 할지라도 자연스레 진행되는 수순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개발자들은 이제 배경 세계의 엄밀함에 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뜩이나 외산 MMORPG들이 점점 국내 시장에 적응해가며 '한국'을 타겟으로 한 게임들을 진출시키는 와중에, 외산 MMORPG만큼의 퀄리티를 가진 WORLD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산 MMORPG에서 이런 엄밀한 WORLD를 볼 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기만 하다.



2-2. 어느 회사에나 존재하는 문제


일차적인 원인은 역시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아직도 저런 부분을 '간과한다'는 데에 있다. 아니, 실무진이 이런 부분을 중요시하여 기획을 짜고 일정을 잡는다 해도, 그 윗선에서 커트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MMORPG도 결국은 RPG이며, RPG라는 장르 내에서 'WORLD'가 얼마나 거대한 의미를 가지는지를 이해하는 사람이... 의외로 게임 개발사 내에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실무 개발자들은 그나마 '매니아' 출신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이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관리급의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는 경우는 전 업계를 통틀어도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이는 RPG라는 것이 국내에서는 그리 보편화되지 못한 장르라는 데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RPG의 기원은 서구에 있고, 그 문화권에서 자라난 해외 개발자들은 대부분 TRPG에서부터 시작하여 RPG 발전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MMORPG를 개발함에 있어 'WORLD'의 구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이에 소모되는 인력이나 시간, 노력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웬만큼 매니아 취향이 아니고서는 'TRPG'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RPG를 개발하는 개발자들조차 그런 경우가 많기 때문에, 'WORLD'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개발자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결정권을 가진 관리급 인사들의 경우, 게임에 대한 지식은 전무한 상황에서 단지 다른 분야의 경력만으로 관리직을 맡는 경우가 많은데, 소위 이러한 '낙하산'이 존재하는 한 'WORLD의 개발 = 인력과 시간의 낭비'라는 등식은 사라지지 못할 것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이현기님의 게임회사 이야기'에 매우 잘 나와 있... 었다.



이미 WORLD의 엄밀함을 갖추지 않고도 성공한 게임(실례는 들고 싶지 않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RPG를 잘 알지 못하는 관리직이 보기에 'WORLD를 창조합시다!'라고 주장하는 개발자는 튀어나온 못에 불과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튀어나온 못은? 망치를 맞는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시간이 흘러 관리직들이 1, 2세대 개발자들로 메워져가는 시기가 오면 어느 정도 자연스레 해소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때엔 이미 늦지 않을까? 언제나 유저들은 개발자들보다 앞서가게 마련이다.



2-3. 야구할 줄 모르는 야구 선수


관리직들에게만 문제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실무 개발자들 역시 RPG를 모르면서 MMORPG를 개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개발 공정은 마치 공장에서 제품 찍어내듯 몰개성화되어 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효율성이 높으며, 빠르게 개발을 완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발자의 의지와 능력이 획일화된 공정 속에 묻혀버리는 단점이 존재한다.

최악의 경우 '바둑'을 둘 줄 모르는 기획자가 온라인 바둑을 기획하고, '스타크래프트' 한번 안해본 프로그래머가 RTS를 개발하고, '반지의 제왕' 한번 안본 디자이너가 판타지 세계관을 디자인하는 사태가 발생해 버리는 것이다.(의외로 개발자들 중에는 게임이나 만화, 판타지 등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는 사람이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

물론 이렇게 해도 게임은 무사히 개발을 완료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 퀄리티를 보장할 수 있을까?

RPG에서 WORLD 구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기획자가

'눈덮인 곳에서는 캐릭터의 입에서 입김이 나와야지!'

라고 주장해봤자, 다른 팀원들이

'눈에 띄지도 않는걸 뭐하러 일부러 코딩해 넣죠? 그럴 시간에 동기화나 더 잡죠'

라고 해버린다면... 그리고 윗선에선

'그런 쓸데없는 부분에 신경쓰지 말고 수익성에 직결된 부분에 더 집중하시오'

라고 한다면... 기획자가 얼마나 더 자신의 소신을 주장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 WORLD 구성의 중요성을 설득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그게 가능해질 때, 아니 그게 가능할 필요 자체가 사라졌을 때, 국산MMORPG 중에서도 완벽한 배경 세계를 갖춘 작품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



결국 현 시점에서 국내에서 엄밀한 세계관을 갖춘 MMORPG가 나오기 위해선 '우연히' RPG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를 갖추고 있는 개발팀이 모여서, '우연히' 이를 이해하는 관리직의 매니징 아래, '우연히' 이를 이해하는 투자자를 만나 '드림팀'을 구성하는 수밖에 없다.

... 차라리 로또를 긁는 편이 더 확률이 높을지도 모르겠다.

뭐 이것도 시간이 해결해 줄는지 모르는 일이다. 점점 유저들의 수준은 높아져가고 있고, 그 유저들 중에는 미래의 개발자가 섞여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그들이 개발자가 되었을 때...

그 때엔 너무 늦은게 아닐까?




ps 우와 -_- 이렇게 공격적인 글이 될 줄은 처음 시작할 때엔 상상도 못했는데... 써내려 가면서 점점 거칠어지고... 어찌보면 섣부른 '예언'을 해버리고 말았다. 비관적이기 짝이 없는 예언이니... 가급적이면 틀려버리길. 아아... 어쩌다가 이렇게 비뚤어진 글이 나와버린 것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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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dore's haven | 2005/04/30 20:40 | DEL
glekang.com 게임 칼럼 바로가기 추신. 최근 WOW의 종족간 대립 양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전쟁을 통한 공적을 바탕으로 계급이 주어지기 시작하였다. 최고사령관이나 장군은 꿈도 못꾸더라도 최?
trax | 2005/04/29 22: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음... 와우가 잘 만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국산도 나름대로의 방법을 지향해간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마비노기에 대한 게 없어서 아쉽습니다.
마비노기 역시 국산의 노가다 게임중의 하나지만(수련과정은 즐기는 것이 아니라 고통 그 자체이기에),
다양한 캐릭터들의 표정연출이라던가, 다양한 색상의 옷들로 자신이 코디하는 재미도 있으며, 전투 시스템도 무조건 난사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가위,바위,보식의 전투를 해야합니다.
물론, 전투 시스템도 초창기와 많이 달라졌지만.

그외, 착실한 세계관을 갖고 있어서 착실한 스토리 진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진행 과정 자체의 노가다성에는 할말을 잃지만....)

선, 악 대립구도가 아닌 월드 전체의 캐릭터에게 시나리오라는 큰 흐름을 따라가게 하는 방식입니다만... ^^

그외 개발자로서 조금 더 얘기해본다면, 데브캣의 게임 개발 방식은 현재로선 다양한 방법론의 장점들을 취합하고, 가장 다양한 신기술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최소한 클라이언트/서버 데이터를 주고 받기 위해 XML을 사용하기 때문에 MS XML Parser가 깔려야하는 게임이 어디 있겠습니까..!!)

와우도 좋지만 가끔 마비도 시도하며 국산 게임의 다른 면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물론, 와우에 비해 좁은 세계는 낙제점입니다.)
글강 | 2005/04/29 23: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글의 흐름을 아무래도 국산 MMORPG의 부족한 점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잡다보니 국산 중에도 충분히 훌륭한 게임이 있다는 점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군요 ^^;;;

마비노기는... 뭐 오만한 말이겠지만 '제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제대로 된 국산 MMORPG'입니다. 물론 개발 이후의 흐름이 조금은 삐걱거린 면이 없지 않지만, 나오양이 이끄는 환상 세계로의 여행과 판타지 라이프를 확실하게 정립해주고 있는 'RPG'이지요 :)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데브캣 팀에 대한 막연한 제 인식은 매우 좋습니다.

본문 말미에서 언급한 '드림팀'에 가장 잘 부합하는 사례가 바로 데브캣이 아닐까 싶네요 :)
dEtaiL | 2005/04/30 01:2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얼마전 게임회사 다니시다가 나오신 분과 이야기할 일이 있었는데.
그 분은 게임을 안 좋아하시더군요..-_-;;
제가 게임의 세계관과 오브젝트의 상관성에 대해서 막연하게 열변을 토했는데.
이 글을 읽고 제 모호한 생각이 더욱 선명해졌습니다..감사~!
말봉 | 2005/04/30 07: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사소함의 미학이란 말이 정말 많이 다가 오는군요.
우리나라도 옛말에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는데
사소함에 대한 간과가 많은 것같네요.
글강 | 2005/04/30 10: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dEtaiL // 게임 안좋아하는 개발자가 정말 의외로 많다는 것은 제가 이 바닥 들어와서 받았던 가장 큰 충격 중의 하나입니다 ^^;;;;; 게임을 안좋아하면서 박봉에 초과 근무로 가득찬 이 바닥을 왜 들어왔을까요... 음... 잘 이해가 안가네요 ^^;;;

말봉 // 뭐랄까... '그런건 쓸데없다'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더군요... 직접 코딩해 넣어야 하는 프로그래머 입장에서 자기가 생각하기에 별반 중요해 보이지 않는 부분인데 기획자가 강조하면 매우 '귀찮아' 하죠 -_-;;; 제 입장에선 '당연한' 일인데 이 '당연함'을 설득하기가 참 힘들죠 ^^;;;
DGDragon | 2005/04/30 10: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덜 맞아서 그런 겁니다. 존내 맞으면 정신 차릴 거에요. -_-
외산 게임이 대박치고 유저들이 우르르 빠져 나가야 이런저런 연구를 하지 원...
글강 | 2005/04/30 19: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애들이랑 달라서 존내 맞고 나서 다 망하고 나면... 다시 일어날 기운이 있을까 모르겠어요... 짭...
애들이 아니니까 맞기 전에 좀 정신차렸으면 하는 바램이... -_-;
와우가 이 정도에 머무르는건 '가격 정책'과 '운영'의 문제일 뿐인데, 마치 게임으로도 승부가 되는양 착각들 하고 있는건 아닌지... -_-;
adore | 2005/04/30 20:3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글 감사합니다. 살짝 퍼가려구요 ^^
永革 | 2005/05/01 11: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허허. 저 비석은 잿빛 골짜기에 있나보죠? 호드로는 렙 15까지만 해봐서.
계급 시스템 드디어 도입됐나보군요. 전 스타 맨 첨에 발매됐을 때 래더에서 순위 올리려구 피폐한 삶을 살았던 시절이 생각나서 일찌감치 손 뗐는데, 왠지 현명한 판단 같습니다. ^^; 반지의 제왕 팬으로서, 미들어스 온라인이 무척 기대된다는.. 국내에 서비스 안되면 해외 결제하기 위해 이제껏 일부러 만들지 않고 있었던 신용카드 만들지도 모르겠어요. 쩝.
글강 | 2005/05/01 16: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예 잿빛에 있지요 :) 명예 시스템은... 개폐인 시스템 맞는거 같습니다 -_-; 신경 끄고 있죠 ;;;

당장 지금도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게임들이 워낙 많아서... =_= 신용카드 하나 쯤은 만들 수밖에 없더군요 -ㅅ- 절제하면서 쓴다면야 뭐...
음냐 | 2005/11/15 11: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기획자들중에 기본적인 시스템이나 제대로 만들 능력부터 가지고 그 이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는게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시스템에 대한 이해나 기본적인 밸런싱도 제대로 못맞추면서
그 이상의 시스템이나 월드를 얘기하면서 자신들의 무능력을 감추고 기만하는
것은 꼴불견이지요.
글강 | 2005/11/15 12:2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음냐 // 네 맞는 말씀입니다 :)
다만 아직 미시적인 능력이 부족하다 해서 거시적인 부분에 대한 사유를 멈춰서는 안되겠죠 :)

(거시적인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고 정작 실제 구현에서 발뺌하는 꼴불견이 되지 않기 위해 모두 노력해야죠 -.- 당장 저도 ;;;)
| 2005/11/21 13:16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글강 | 2005/11/21 14:16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 // 넵 :) 완성본을 기다리겠습니다 (__)
겜퍼군 | 2006/04/24 16:2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음 최근에 불야불야 게임의 설정을 만드는 게임들이 좀 눈에 띄는거 같더군요. 아직까지 대부분 국내 MMORPG는 일단 뼈대를 만들고 뒤에 살을 붙이는 식일듯 싶습니다. 그게 많이 아쉽지요.. 과연 국내 MMORPG에서 세계관이나 다양한 관계들을 알고 하는 경우가 몇이나 있을까요?
글강 | 2006/04/25 12:50 | PERMALINK | EDIT/DEL
지붕 올리고 나서야 기둥을 세우는 경우가 아직도 종종 보이죠 ㄱ-;;;
하지만 또 달리 생각해보면... 기둥에 관심을 두는 유저의 수가 정말 적다는 것 역시 사실이죠.
아마도 개발 리소스 할당의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요즈음과 같은 MMORPG 개발 관행(?)이 굳어져 온 것은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 라고는 하지만 ㄱ- 역시 별 티가 안난다 할지라도 기둥 먼저 세우는 쪽이 개발하기도 더 편할 것 같은데요... 끄응...
karlung | 2007/01/24 04: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얍! 이런 좋은 글이^^:; 공감 만땅을 합니다.
RPG에 대한 이해는 고사하고 심지어 MMORPG 기획자 분중에 D&D,겁스,소드코스트라는 말들이 뭔지,TRPG가 무슨 소린지를 이해 못하는 분도 봤습니다.
'어이, 제일 존경? 혹은 따라가고 싶은 외국의 기획자가 있다면 누구야?' 라는 질문에 당당하게 '엉 빌로퍼' 라고 하는 대답에 OTL..한동안 공황에 빠졌었죠.
'저기..그러면 그 사람 말고 아는 유명 기획자는 누구 없어?' 라고 했더니..'이봐 그런거 기획하는데 필요 없는거잔아, 일단 난 지금 포폴이 중요하다고!!!' 라고 해서 말문을 닫아 버렸습니다.
존경하는 개발자를 빌게이츠라고 했던 예전 친구놈 생각이 퍼뜩 나더군요.

예술의 영역에서 자기 세계를 유저에게 강요하고 '대체 왜 재미없다고 하는 거야, 이런 단세포,무지한 인간들!!'을 외치는 예술주의 작가정신 기획자도 밥맛! 이지만, 여기저기서 프랑켄슈타인 만들듯 가져다 베끼는 것, 기획 테크닉에만 몰두하는 분들도..맘 아픈건 매한가지 입니다.
물론..이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꿈만 먹고 살다간 굶어죽는다는...

PS. ^^ 그런데 사족을 하나 붙이자면, 리니지2의 세계관에서 다엘과 엘프가 반목한 것은 과거의 일이고 그 이후 암묵적인 휴전이 장기간 지속되어 적개심은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친구도 되는 뭐 그런 시대입니다.
그래서 게임 내에서는 상대의 마을로 귀환을 하지 못하고 서브클래스 선택시 엘프-다엘간에는 전혀 상대 종족의 서브클래스 선택을 못합니다.
경비병이 쳐죽이지 않는 이유가 기획자가 무심해서는 아니죠..
L2의 경우 서양의 가치관과는 다르고 구현되어 있는 폭이 좁을지는 모르나 구상된 기획의 폭으로는 상당히 탄탄한 게임이고 게임설정과 기획상의 오차는 거의 없습니다.
지금 현재의 아덴 대륙은, 리니지2 기획상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월드중에서 서방의 3개 대륙중 하나일 뿐입니다.
엘모어가 일부 나와있고 그라시아는 아직 등장도 안했죠. 그리고 동방쪽은 아예 컨셉 공개조차 안되어 있습니다
글강 | 2007/01/24 12:04 | PERMALINK | EDIT/DEL
음허허허 ;;; 이 글은 무려 제작년에 찌질거린 ;

솔직히 MMORPG 개발을 해본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썼던 글인지라 -_- MMORPG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지금 입장에서 보자면 잘못 알고 있던 부분, 잘못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 꽤 많이 보이는 글입니다 ^^;;;

그렇다 치더라도... 지적하신 바와 같은, 극과 극으로 달려가는 슬픈 개발자(?)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 짭 ;

게임이 원래 이리 마이너한 취향이었던건지, 게임 만들면서도 게임 별로 안좋아하는 사람이 왜이리 많은지 oTL 혹은 게임 만들면서도 게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등가 oTL

리니지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르고 섣불이 단정적으로 언급한 것이 맞습니다. 제가 오류를 범한 부분에 대해서 친절한 설명 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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