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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강, 2005/04/25 08:39, Life]
나는 판타지를 좋아한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고,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고, 판타지를 테마로 한 음악을 좋아하고, 판타지 게임을 좋아한다.

뭐... 판타지를 좋아하는 이유야 사람마다 다 다를테고... 나 역시 '이래서 좋다!'라고 명확하게 하나로 요약할 수는 없지만...

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은 판타지를 통해 경험해볼 수 있는 '타자화'이다.

대부분의 판타지 세계에서는 '인간'과는 다른 지적 생명체들이 등장하고, 소위 '종족'이라는 기준으로 이들을 분류하곤 한다.

대표적으로는 역시 엘프, 드워프를 들 수 있을 텐데...

'엘프란 이렇다!'라는 정석이 있는건 아니지만...<br />톨킨 할아버지 설정의 엘프로 생각해보자. 이게 가장 역사가 깊다는건 부정 못하지롱.



이들은 기본적으로 '인간과는 다른 역사', '인간과는 다른 사회 구조', '인간과는 다른 신체적 능력'... 그리고 '인간과는 다른 (본능적)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본능적'이라고 별도 표기한 이유는 사고 방식이라는 것이 역사와 사회, 신체 조건 등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종족은 그런 것들을 포함하면서도 애초에 본성적으로 다른 사고 체계를 가지는 것으로 설정되곤 한다.)

그런 존재들이 인간과 상호작용을 시작하면서 인간에 대한 다양한 감상을 내놓고, 인간을 다양각색으로 평가하는 것을 나는 즐긴다.

물론 판타지의 작가도 인간이므로, 결국 그 모든 것들은 '인간이 인간을 관찰하면서 거기에 이종족이라는 가상 자아를 화자로 설정한 것'이라는 한계를 가지지만...

몇몇 작가들이 내보이는 예리한 통찰력이 나를 탄복하게 만들곤 한다.

'타자화'는 어떤 현상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통찰하기 위해서는 거의 필수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곁다리를 조금 걸쳐 보았던 '사회학'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사회와 분리되어 사회를 관찰하는 타자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즉 최대한 자신의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성'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솔직히 쉽지 않은 일이다. 주관성을 100% 배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나마 몇몇 현명한 이들이 성공적으로 타자화에 성공하곤 하는데... 나는 이러한 성취를 판타지라는 형식 속에서 보는 것을 즐긴다.

그리고 이들이 관찰한 '인간상'에 나는 얼마나 부합하는가를 생각해보며 일희일비하곤 한다. 조금은 지나치게 일반화해버린 인간의 단편적 특성들을 타인의 도움을 빌어 살펴보고, 그것을 자기 자신에게 소급시켜보는 것은 생각보다 꽤 재미있는 일이다.

뭐... 살짝 우울해지기도 한다고 해야 할까. 엘프나 드워프가 보기에 나는 '역시 인간이란...'이라는 소리가 나오기 딱 좋을테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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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Dragon | 2005/04/25 17: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그게 좋기는 하지만 설명이 지나치게 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촌철살인의 문구가 좋아요.
글강 | 2005/04/25 18: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뭐 저는 짧고 간결한 것도 좋고, 늘어지는 것도 좋습니다. ㅎㅎㅎ
요즘 드래곤 라자를 다시 읽고 있어서 그런지 이 말이 떠오르네요.
'나는 단수가 아니다.'
인간을 표현하는 촌철살인의 문구 중 꽤 되씹어볼 의미가 많은 말이 아닐까요 :)
永革 | 2005/04/25 19: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 제가 판타지를 좋아하는 까닭은 또 하나의 완결성을 지닌 세계의 창조.. 그 자체가 매력적이어서였는데 그보단 '타자화'가 매력적인 듯 합니다. +_+ 앞으로 이 개념을 저에게 내재화시키고 싶은데 괜찮겠는지요. ^^;
글강 | 2005/04/25 19: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타자화의 개념은 제가 전매특허 냈으니 내재화하실 때마다 xx은행 437-58-45453-3으로 만원씩 입금을... 쿨럭 ;;; 재미없군요 -_-;;;

세계 자체가 가지는 매력에 반한 사람은 '반지의 제왕'보다 '실마릴리온'에 더 열광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는데... 永革님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
永革 | 2005/04/25 19: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실마릴리온도 당연 열광합니다. 다솜에서 나온 것만 보다가 씨앗에서 나온 판을 보니 어찌나 좋던지. =_= 흐흐. 기타, 판타지 게임에서도 치밀한 세계관을 가진 게 좋아요. D&D 룰 기반으로 한 게임은 그런 면에서 제겐 기본은 깔고 들어 온답니다.

(아.. 언젠가 판타지 옹호하는 글을 쓸 건데 그 때 저 개념 사용해도 너그럽게 용서해 주세용. ;; 언제가 될 지는 모릅니다만. ^^; 한 번 쓰고 만원만 드려도 될까요. ㅋ ''a)
★wendy | 2005/04/26 01:29 | PERMALINK | EDIT/DEL | REPLY
"타자화"라는 말 한번에 만원!
계좌는 글강말고 제 계좌로 부탁드립니다.
경제권은 제가 잡고 있지요~
xx은행 513-232048-02-102
syous | 2005/04/26 18:3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경제권과 지름신 강신술이 한 몸에 이루어지니 어쩌란 말이오 ( -ㅁ-)
벤시라 | 2005/05/20 09: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삶을 투영하게 되는것같던데요

또다른 세계관 속의 또다른 자신에게

늘 같은 자신이 그대로 투영 될지언정

그것은 일탈과..방종이란 색체를 둘러싸고

흥미와 유희 위주의 다름이란 맛을 보게되는...

제가 정의하는 판타지...또는 덴디월드 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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