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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강, 2007/04/26 18:58, Game]
게임을 바라보는 수많은 관점 중에는 로직(logic)과 스키마(schema)를 통해 접근하는 방법이 있다.

로직? 스키마? 일단은 이 두 단어의 정의부터 하고 보자.

로직(logic) : 원래는 논리, 조리, 이치, 타당성, 기준 원칙 등을 의미하는 단어이며, 특히 여기에서 말하는 로직이란 게임의 내부적인 규칙이다.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A와 B가 충돌하면, A가 소멸하고 B는 소멸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저는 B를 피하여 A를 컨트롤해야 한다.

실제 게임에서 A는 전투기일 수도 있고 전차일 수도 있겠지만, 로직의 단계에서는 그런 것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게 된다. 즉 로직은 dry하면서도 추상적 차원에서만 결정되는 게임의 규칙이라 할 수 있다.

스키마(schema) : 원래는 개요, 윤곽, 도식 등을 의미하는 단어이며, 특히 여기에서 말하는 스키마란 게임의 외부적인 껍질이다.

위에서 예로 들었던 로직에 흔히 볼 수 있는 횡스크롤 전투기 슈팅 게임의 스키마를 입혀보자면 다음과 같다.

유저가 조종하는 전투기와 적기가 충돌하면, 전투기는 파괴되고 적기는 파괴되지 않는다. 따라서 유저는 적기를 피하여 전투기를 조종해야 한다.

즉 스키마란 추상적 차원에서 구축된 로직을 실제로 눈에 보이는 형태로 이끌어 내리는 것이다. 로직의 단계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했던 외피를 이제 덧입히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로직은 게임의 내적 규칙, 스키마는 그 내적 규칙에 덧씌우는 외피라 할 수 있다.

다른 용어가 더 적절할는지도 모르겠는데... 우리 팀에서는 '로직과 스키마'라고 부르고 있으니, 그걸 그대로 써보자 ( '')



로직은 말 그대로 게임의 규칙을 구성한다.

하지만 게임의 모든 내적 규칙을 로직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우리 게임은 파티 플레이 중심으로 패턴이 구성되게끔 한다'와 같은 규칙은 로직의 부류로 들어가지 않는다.

어째서? 저것 역시 게임의 규칙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는 저 규칙이 파티 플레이와 솔로 플레이의 병렬적 관계 위에서 선택된 것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파티 플레이 중심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솔로 플레이 중심이어서는 안될 이유가 있는가? 파티 플레이와 솔로 플레이 중 어느 쪽이 더 옳은 선택인가?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은 있을 수 없다.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더 나은 선택이 있을 수도 있지만, 잘 만들어진 게임은 시장 상황을 뛰어넘는 법. 리니지 계열로 대변되는 솔로잉 게임의 대세가 WoW를 만나 여지없이 무너지지 않았던가? 즉 이것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일 뿐이며, 이 선택이 좋은 게임과 나쁜 게임 자체를 결정짓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처럼 병렬적 관계에 있는 이슈들 중에서 선택된 규칙은 로직의 범주로 들어가지 않는다. 이 포스트에서 말하는 로직이란 명확한 근거와 합리성을 통해 도출되는 '정답'을 의미한다.

예를 들자면 '모든 캐릭터는 강력한 셀프힐을 가지며, 추가적으로 물약을 통해 자유롭게 HP와 MP를 회복할 수 있다'라는 규칙을 세운다고 할 때... 만약 이 게임이 솔로잉 중심이라면 이 규칙은 정답이며 로직적으로 볼 때 옳은 선택이다.

하지만 만약 파티 플레이 중심이라면? 저러한 규칙은 파티 플레이를 붕괴시킬 것이다. 즉 옳지 못한 선택이며, 로직상 선택되어서는 안되는 오답이다.



스키마는 게임의 외형을 결정짓는다.

하지만 외형에는 정답이 없다.

로직이 규칙의 숲에서 정답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한다면... 스키마는 이에 비해 보다 자유롭게 개발자의 의지가 개입될 수 있으며, 소위 '로망'이 발현될 수 있는 창구가 된다.

중세 판타지 세계관의 외피를 게임에 씌우고 싶은가? 씌우면 된다. 잘.

SF 세계관의 외피를 게임에 씌우고 싶은가? 역시 씌우면 된다. 잘.

중세 판타지 세계관으로 하고 싶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계에 꼭 총을 들고 가고 싶은가? 그냥 들고 가면 된다!!! 개연성? 만들어 넣으면 된다. 역시나 예로 들기 쉬운 것이 WoW. 중세풍에서는 좀 벗어나는 감이 있지만 아무튼 판타지 세계에 총에 전차에 비행선까지 잘 녹아들어가 있지 않은가!

따라서 스키마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할 것이 없다. 정답이 없으니까.

물론 이 역시 시장 상황상 더 잘 먹히는 스키마가 있을 수는 있다. 국내에서는 SF가 반드시 망한다든가 -_-a 아기자기한 귀여운 캐릭터들이 올망졸망 뛰어노는 게임은 전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어낸다든가... 등등

하지만 여기서도 로직에서와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잘 만든 게임은 시장을 넘어선다. 국내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도 결국은 SF 세계관이지 않은가?

즉 스키마는... 개발자의 로망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인간인데, 우리가 만들고 싶은걸 좀 만들어봐야 할 것 아닌가! 그래야 의욕도 더 잘 날테고! 물론 이 스키마가 먹힐 것이라는 점은 따로 경영진에게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도록 준비해둬야 할테지만 ( '')



로직과 스키마의 구분에 대해 이해했다면...

자 이제 다시 맨 처음 문장으로 돌아가보자.

게임을 바라보는 수많은 관점 중에는 로직(logic)과 스키마(schema)를 통해 접근하는 방법이 있다.

한 손에는 로직을, 한 손에는 스키마를 들고 게임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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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nowayout | 2007/04/26 22:0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좀 더 추상화한다면 '플레이어 스스로 리스크를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다.'
정도가 솔로잉 게임의 요소가 되겠군요 ^^
요즘따라 재밌고 유익한 글들이 정말 많이 보이네요!! 기대하겠습니다~
글강 | 2007/04/27 01:30 | PERMALINK | EDIT/DEL
정확하게 요점을 잡아내셨습니다 :)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par)Terre | 2007/04/27 09: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떻게 보면 보편적인 로직은 이미 세상에 나와있고, 그것에 뭘 더 얹을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관건이겠죠.
그런데, 개발자의 입장에서 보면, 로직도 로직이지만, 스키마에 핵을 둬야 일 잘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몰겠네요.
글강 | 2007/04/27 10:12 | PERMALINK | EDIT/DEL
로직은 날띠님 말마따나 거의 '게임 공식'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나와 있죠 :)
스키마에 핵을 두고 일하면 저같은 사람한테는 일 잘 못하는 것으로 보일 것 같아요 냐하하하
디지츠 | 2007/04/27 10: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썰을 풀으셨군요 ^^
다음 연재가 기대됩니다.
글강 | 2007/04/27 11:02 | PERMALINK | EDIT/DEL
써놓고 보니 별반 대단한 이야기는 없죠 ㄲㄲㄲ
enyheid | 2007/04/27 11: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가 형식적 요소와 표현적 요소라고 부르는 그런 것이로군요
두개가 아주 독립적으로 적용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다음 편이 기다려지네요~ 글강님의 이런글을 기다려 왔음...
글강 | 2007/04/27 12:00 | PERMALINK | EDIT/DEL
새로운 개념이라든가 뭐 그런건 아니죠 :)
개발 일선에 계신 분들은 다 아실만한 내용을 그냥 정리하는 기분입니다 ㅎㅎㅎ
최재규 | 2007/04/27 12:2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예고 포스트에서 기가막히게 로직과 스키마에 대해서 이미지화 시켜주시더니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스키마 대신 룩스(Looks) 라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부분하고 다른 점은 로직의 '정답'을 설명할때 들어주신 예 같은 경우는 제 관점에서는 '가치판단적 로직'으로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로직은 '모든 캐릭터는 강력한 셀프힐을 가지며, 추가적으로 물약을 통해 자유롭게 HP와 MP를 회복할 수 있다'라는 그 사실 자체입니다. 코드를 만지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딱딱하죠? 하하. 저는 게임 프로그램 구조를 크게 '월드' - '로직군' - '인터페이스' 관점으로 나눠서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월드는 룩스에서 해당합니다. 암튼 그래서 그런지 이 포스트가 매우 친근하고 다음 포스트도 기대가 됩니다.
글강 | 2007/04/27 13:03 | PERMALINK | EDIT/DEL
업계에서 이미 개념적으로는 만연해 있으되, 용어 통일이 되어 있지 않은 녀석이다 보니 전달에 어려움이 좀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최재규님의 생각과 제 생각이 거의 비슷한 듯 싶습니다만... 다만 저는 최재규님께서 '가치판단적 로직'이라고 언급하신 것을 그냥 '로직'이라 부르고 있으며, '로직'이라 언급하신 것을 '규칙Rule'이라 부르고 있는 정도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
아마도 제가 '선택'이라고 명시한 것은 최재규님이 사용하시는 용어로 '가치중립적 로직(?)'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
감사합니다 (__)
고어핀드 | 2007/04/28 21: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여기 관련된 글 하나 쓰고 있었는데, 글강님이 먼저 쓰시게 되네요 :D
그런데... 로직에 대한 설명 부분에서 "파티 플레이 중심" "싱글 플레이 중심" 이런 건 "로직 컨셉"이라고 부르는 게 혼란도 줄이고 좀 더 확실하지 않을까요?
컨셉 - 로직(게임의 룰) - 스키마 이렇게요 ;ㅁ;
글강 | 2007/04/28 22:55 | PERMALINK | EDIT/DEL
로직 / 스키마 분리는 사실 반 억지스런 면이 없잖으니 ;;; 보다 면밀히 하려면 언급하신 바와 같이 세분화가 필요하겠죠 :)
하지만 전 귀찮으니 ( --) 그런건 다른 분이 다음 기회에 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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