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ekang.com
my life, but a game
SEARCH BLOG | TAGS

[글강, 2006/08/28 10:59, Life]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괴물을 결국 보기는 했는데... 보고 나서 든 짧은 생각들. 주절주절.

아아... 스포일러 포함되어 있으니 아직 아니보신 분들은 바로 backspace키를 눌러보아효.

사실 태터가 지원하는 감추기 기능으로 감추면 될테지만... 구찮으니 패스. 잇힝~



1. 세련됨의 문제?

나보다 먼저 괴물을 보고 온 직장 동료 아자씨는 이렇게 일갈하셨다.

"별로였다. 아니 영화 자체는 그리 나쁘다고 할 수 없는데... 영화가 내지르는 반미 코드에 세련됨이 전혀 없어서 영 불쾌했다.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이런 양키 ㅅㅂㄹㅁ들'같은 감상은 전혀 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반미 코드가 너무나도 직설적인지라 부담스러웠다. 역시 세련됨이 없었다고나 할까."

... 라고 하시길래 나는 "그럼 딱 좋은거네요. 요즘은 점점 반미가 무슨 문화 코드처럼 되어가고 있으니, 괜히 간접 화법으로 '미국이 요로조로해서 나쁜놈들이여' 하느니 걍 대놓고 '미국 ㅅㅂㄹㅁ!!!' 해버리는게 더 대중적이지 않겠어요?" 라고 해버리긴 했는데... ( '')

뭐랄까. 정작 나도 영화를 보고 나니 저 아자씨의 감상평에 100% 동의해 버리게 되었달까.

나 역시 영화를 보고 나서는 영 찜찜했다.

(아아... 그렇다고 저 아자씨나 나나 무슨 미국 만세~ 쪽 입장인 것은 아니고 ㄱ-; '괴물'이라는 영화가 반미 정서를 표출하는 방식에 대한 감상일 뿐이니 혹시나 이 즈음 해서 오해하시는 분 있다면 다메~)

영화 자체는 훌륭했다. 흔히 지적되곤 하는 마지막 CG의 문제도 뭐... 그러려니 싶더라. 그럴 수도 있지 뭐. 불을 CG로 만드는게 얼마나 어려운데 으헤헤헤. 동업자 입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CG에 어느 정도 발걸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보니 관대해진 걸까나.

'괴물'은 7000원 주고 보기에 전혀 돈아깝지 않은 영화이다. 다만... 한국 영화의 신기원이니 뭐니 언론에서 지랄 발광할 만큼은... 솔직히 쫌 아닌 것 같고. 뭐 그래도 흥행에 성공하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는 영화라고 본다.

요즈음 개봉해 있는 영화 중에서는 확실히 상대 우위를 지킬만 하고, 한창 성수기에 상대 우위를 점한 영화가 차트를 석권해 버리는 것이 딱히 이상할 것은 없지. (개봉관 독점이라는 난감한 문제는 욕할만 하겠지만서도)

하지만 역시... 너무나도 직설적이면서, 미시적인 부분만 툭툭 건드리다가 만 반미 코드는 어딘가 석연찮다.

포름 알데히드를 그냥 하수구에 버려서 한강으로 흘러가게끔 명령하는 양키.
바이러스가 없다는걸 빤히 알면서도 송강호의 뇌를 후벼파게끔 하는 양키.
남의 뇌를 후벼 파놓고는 정작 그 앞에서 바베큐 파티를 열고 있던 양키.
민간인들이 바글대는 곳에 유독성 가스를 살포해 버리는 양키.

어느 것을 보아도 ㅅㅂㄹㅁ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정작 그것이 '미국'이라는 실체로 연결된다는 느낌은 딱히 들지 않는다. 그냥 나쁜 '개인'으로 밖에는 생각되질 않는다고 할까.

저걸 그대로 '한국인'으로 바꿔놓는다 해도... 별반 개연성의 문제가 생길 일은 없이 여전히 나쁜 놈들일 뿐. 저 짓의 이면에 딱히 '미국'을 연결시킬만한 기제가 잘 보이지 않는다.

즉 애써 '반미'로 연결시킬만한 기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연결할 것을 강요하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그냥 보편적인(?) 나쁜 짓들을 열거해 놓고는, 그 나쁜 짓을 벌이는 역할을 죄다 양키에게 맡겨놓았을 뿐, 그래서 반 억지로 '저런 나쁜 놈들! 어 저것들 양키네? 저런 나쁜 미국 놈들!'이라는 연상을 하게끔 만들어 놓았다고나 할까...

하지만 요런 식의 반 억지는 역시 세련되지 못하메... 부담스러웠고, 누군가는 불쾌함까지 느껴버렸으니 안습.

... 이라고 생각함다. 뭐 돌 던지실 분들은 던지세효. 아햏햏.



2. 김기덕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괴물과 관련하여 김기덕 감독이 폭탄 발언(?)을 해버린 것을 가지고 참 말이 많았다... 흠냐... 개인적으로는 김기덕 감독이 무슨 틀린 말을 했다고 그렇게들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건지 알 수가 없지만서도.

영화의 수준과 관객의 수준이 잘 만나서 괴물이 흥행했다... 라는 정도의 말에 대해 '뭐야? 이런 ㅅㅂㄹㅁ'라는 반응을 보인다는건 김기덕 감독의 말마따나 걍 얄짤없는 열등감 표출이지 뭐... '수준'이라는 말만 나오면 무조건 자기가 까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도대체가 이해할 수가 없어효.

지 얼굴에 침을 열라 뱉어놓고는 '김기덕 ㅅㅂㄹㅁ 왜 내 얼굴에 침을 뱉게 만드는 건데?'라고 따진다면 뭐라 하리오. 안구에 습기가 찰 뿐.

흐음... 아무튼 그건 그렇고, 어떤 영화는 단 한편이 600여개 개봉관에 힘입어 살포시 1000만 관객을 넘기고, 어떤 감독의 영화는 개봉관을 못잡아 10여년간 12편을 개봉해도 100만 관객을 얻지 못한다는 일갈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비웃고, 어떤 사람들은 공감을 표하며 이슈화 하는 걸 보고 문득 든 생각은...

게임은 어떨까? 싶은 부분.

어떤 게임은 몇십만의 유저를 거느리고 게임 시장을 석권하는데, 어떤 게임은 몇천의 유저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과... 김기덕 감독이 언급한 영화의 상황은 어떻게 다를까?

아아... 게임이라는건 재미에 의해 흥행이 결정되는 것이고, 망하는 게임은 결국 재미가 없어서 그런건데 누구를 탓하는거냐? 라고 하신다면... 영화는 뭐가 다를까효? 개봉관에 따라 영화에의 접근성이 차단되는 것과, 게임 홍보 창구의 독과점에 따라 게임에의 접근성이 차단되는 것은 비슷해 보이는데...

사실 내가 보기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보호 정책은 영화를 중심으로만 제기되고 있으니 쪼끔은 부럽다고나 할까.

스크린 쿼터제나 혹은 마이너 쿼터제, 비상업 영화에 대한 지원 체제 등을 통해 영화의 지속적 발전을 담보하고 보호하는 토양을 조성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어느 정도 호응을 얻는 것을 보고 있자면... 흐으~ 부러운게지 ;

영화만 그런 토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니까. 음악에도 필요하고, 문학에도 필요하고... 게임에도 그런 것이 필요하다.

소위 '인디 문화'라 할만한 것이 메이저 시장을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그 문화는 젊은 피의 수혈을 통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그렇기에 각종 업계 종사자들 중 양식있는 이들은 마이너 시장을 보호하고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도모하는 것이고... 정부 차원에서의 정책적 보호를 요구하는 것이다.

헌데 게임계에는 아직 그런 움직임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음음. 아니 사실 게임 개발자 협회는 존재하고, 그 협회에서는 그런 움직임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개발자들이 그 움직임에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나 할까 ;

... 사실 누구를 탓하리오 -.-; 우리 개발자들도 그런 일에 별반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마당에 ; 자기 밥그릇을 키우는 일은 가장 기본적으로는 자기가 알아서 해야 하는건데 말이지 ;;;

태생의 역사가 짧은 문화 시장에서는 아직은 좀 더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나. 핑계같지만 ㄱ-;

바다 이야기 덕분에 영등위랑 한국 게임 산업 개발원이 한바탕 뒤집어 엎힐 것으로 보이는데... 그 후에는 좀 그나마 나아지지 않을까나... 라는건 매우매우 얄팍한 기대. 하지만 그 정도만 가지고 있음다. 냐하하하 ;;;;;
Trackback Address :: http://glekang.com/trackback/246
Tracked from 포야의 B급 이야기 | 2006/08/30 01:06 | DEL
영화 '괴물'의 초반부에 나오는 딸 '현서'가 학교에서 돌아오는걸 마중가는 장면입니다. 저리도 좋을까? 사진을 보는 순간 제게 저렇게 대하셨을 부모님 생각이 문득 떠오릅니다. 17살 이후로..
도야지 | 2006/08/28 18: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미국이 실제로 '세련되지 못한 방법으로' 세계를 통치하고 있으니까요..
영화의 부조리함은 단지 현실의 부조리함을 반영했을 뿐이지요..
아시다시피 말씀하신 그 장면들은 이라크를 침공했던 미국의 모습 그대로 이쟎아요..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봉감독이 그런식으로 깐 것은 미국만이 아니지요..
영화 전체의 그런 만듦새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모를까
특별히 '반미'부분만 거슬렸다면... 글쎄요..
그동안 우리가 미국에 너무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글강 | 2006/08/28 21:17 | PERMALINK | EDIT/DEL
'반미' 자체에는 불만 없습니다. 저도 양키 꽤 맘에 안들어요 ㅎㅎㅎ
다만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부분은 '반미를 말하는 화법'의 문제이죠.
사실 영화 전체적으로 좀 시니컬한 직설이 진하게 묻어나오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당연히 까고, 정부도 까고, 시민 운동도 까고... 남은 것은 가족 뿐이라고 해야 할라나요...;
으험 ; 이런 스필버그 아자씨스러운 결말이라니 ;
loki | 2006/08/29 12: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문제는 김기덕의 "수준"이란게 그의 영화에서 나오는 형태라는데 있는거죠...
뭐 나쁜남자라던가... 사마리아라던가... 빈 집 이라던가... 섬 이라던가... -_-;;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이후 기대하고 이것저것 보다가 계속 실망중이죠.
글강 | 2006/08/29 12:56 | PERMALINK | EDIT/DEL
김기덕의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정작 저는 김기덕 영화를 거의 모릅니다 햏햏햏 ;
'섬'은... 보다가 포기했군요 ; 그 낚시바늘 장면에서 꺼버렸죠 ; 고어에 대한 적응도가 그리 떨어지지 않는 편인데 의외로 그 장면은 못견디겠던데요 ㄱ-;
'나쁜남자'는 끝까지 보기는 했지만... 흐음... 판타지로 보기로 했습니다 ㄱ-;
그 외에는 본게 없군요 ;
Великий | 2006/08/29 17: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인디문화와 관련된 부분에서 심히 공감합니다[......]
그런면에서 일본의 '오타쿠문화'라는게 부럽기도 하죠...
일본을 경멸하고 비꼬는데 단골로 쓰이는게 오타쿠지만 한편으로는 그 오타쿠문화가 재패니메이션과 게임산업의 잠재력을 의미하기도 하니까요...
글강 | 2006/08/29 19:30 | PERMALINK | EDIT/DEL
일단 우리는 소수 문화가 정말 '소수'인지라 ㄱ-; 소수 문화인들을 먹여 살릴 규모가 되질 못하니 안습 ;
한 술 더 떠서 소수 문화는 소수라고 탄압... 까지는 아니더라도 경멸하고 외면해 버리는 이들이 다수이니 안폭이죠 흑흑
인디문화 | 2006/08/30 18: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최근 한국에서 개봉관은 커녕 영화만들 돈도 없어 전전긍긍하는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몇몇 감독들이 일본에서 투자하는 비영리 아시아영화발전기금 같은거 받아서 영화 만드는 거 보면서 참 한심하다는 생각 많이 들더군요. 아마 괴물이나 몇몇 조폭영화 마케팅비의 1/10만 떼서 지원해도 이런 분들 영화 서너편은 만들겁니다. 관객 천만 시대가 되고 양적 팽창만 하면 뭘 합니까. 아직도 밤새워 뼈빠지게 일하는 스탭들 월급 50만원씩 주고 영화가 벌어들인 돈은 꼭대기로 빨려들어가버리는 것이 한국 영화판입니다.
전 솔직히 살인의 추억을 만들었던 봉준호가 괴물을 만든 봉준호와 같은 사람인가 싶었습니다.

글강 | 2006/08/30 19:03 | PERMALINK | EDIT/DEL
딱히 해결책이 없고... 아니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노력조차 묵살해 버리는 분위기에서 -_-a 문화판이라면 어디든 똑같은 것 같아요.

게임은... 문화로 인정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
밤새워 뼈빠지게 일하는 개발자들 월급 70만원(어이쿠 20만원 더 많군요)씩 주고 게임이 벌어들인 돈은 꼭대기로 빨려들어가버리는 것이 한국 게임판이죠 ㄱ-

(70만원은 제가 이 바닥 처음 들어왔을 때 받은 월급입니다. 으음 사실 그나마 게임판은 영화판보다는 착취의 상황이 그나마 나아서 천 넘는 연봉 정도는 대다수 회사에서 보장해주기 때문에 감히 비교하기는 조심스럽군요.)
미친고양이 | 2006/08/31 03: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직 하나가 남았습니다.(기대 기대 >.<*)
글강 | 2006/08/31 10:00 | PERMALINK | EDIT/DEL
윽 카운트를 하시다니 ; 덜덜덜
Name
Password / Secret
Homepage
◀ PREV : [1] : ... [67] : [68] : [69] : [70] : [71] : [72] : [73] : [74] : [75] : ... [243] : NEXT ▶






BLOG main image

«   2009/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전체 (243)
Life (141)
Game (102)

쾌유를 빕니다. 건강,..
지킬박수(호빵맨) 01/03

새해 덕담 - 진정한 위로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01/01
실패한 스쿼드 게임 '블..
게임을 만드는 한사람의.. 2008
한마디 첨언하자면.
하이얼레인의 얼음집'▽.. 2008
08년 총선 투표 인증
Dreaming Gold Dragon's.. 2008
온라인 게임은 게임이..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2008

Tattertools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