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ekang.com
my life, but a game
SEARCH BLOG | TAGS

[글강, 2006/04/20 11:22, Game]
딴지 시절부터 재밌는(?) 글이 종종 올라오곤 하던 남로당(http://www.namrodang.com/)에 왠일로 게임 칼럼이 연재되고 있는 것을 이제야 보았다.
재미있게 죽 훑어보다가... '괴혼' 관련 글에서 문득 가슴을 치는 말을 보게 되어 끄적끄적.



... 그는 '재미있는 것'을 만들고 싶어 했고, 기존 게임의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다. 그리하여 '그가 굴리고, 붙여서, 키우는 것'이라는 게임의 컨셉을 잡고 개발을 하는 와중에도 프로그램, 그래픽, 마케팅 등 모든 팀원들이 이른바 '게임적' 요소들을 집어넣고 싶어서 안달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팀원들을 '굴리기만 해도 재미있다'고 열심히 설득했고, 결국 [괴혼]이라는 작품을 창조해 낸 것이다. ...

게임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만든 것이 괴혼이다... 라고 한다기 보다는 게임 요소를 최대한 절제하려 노력했다고 하는 쪽이 맞겠지만... 뭐 그런건 말장난이고.

나름 충격을 받은 것은 저 글을 읽고 '만약 내가 괴혼의 제작에 참여했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나 역시 '게임적' 요소들을 넣기 위해 발버둥쳤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심히 우울해진다 ;;;

엄밀히 말하자면 기존의 게임 공식들을 괴혼에 가미시키려 들었을 것이다.
시간의 제약만을 유일한 risk로 설정하는 것은 약하지 않겠는가? AI로 컨트롤되는 라이벌이 존재하게 되고, 동일 시간 내에서 그 라이벌과 경쟁하는 요소를 넣는다든가...
혹은 거대한 건물같은 것을 왕자빔(-_-)으로 파괴해서 조각조각내어 덩어리에 붙인다든가 ;;;

오만 잡다한 요소를 가미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아마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우울하다 OTL

결과론이겠지만 지금의 괴혼은 딱 이만큼으로 절제된 게임 요소를 갖추는 것이 적당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쯤은 공식으로 굳어져 있는 수많은 게임 요소들을 가미하고, 배제하는 데 대한 절제가 내 안에서 부족한 것일까?
오만 잡다한 것들에 박식하다고 해봤자, 그것들을 정제하고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그건 결국 정신의 쓰레기장에 불과할 뿐이다. 이것은 개발의 함정이다.



문득 가슴을 치누나. 나는 개발의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일까?



ps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저 글에 트랙백을 날릴 주소를 찾을 수가 없으니 OTL
Trackback Address :: http://glekang.com/trackback/224
loki | 2006/04/20 11: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핵심만 가져간다는이 힘들죠. 그런걸 보면 저 디렉터의 '설득'의 힘이 대단하게 느껴지는군요.
글강 | 2006/04/20 13:07 | PERMALINK | EDIT/DEL
절제를 뒷받침해준 확신이랄까 자신감도 부럽네요 ;ㅁ;
LOSER | 2006/04/20 13: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슷한 얘기는 아니지만, 개발자가 이렇게 하면 대박친다고 마음대로 제품품 만들어서 성공하는 케이스는 10%도 안되지요. 마케팅, 기획이 잘 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어쨌든 "개발"이란 큰 범위로 얘기하시지만, 항상 "기획"으로 읽고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최초 기획에서 나온 그럴듯한 녀석이 리뷰를 거치면서 망가지는 일은 매일 목격하는 바이고; 에고;; 길들여지지 마십시오! ^-^
글강 | 2006/04/20 14:15 | PERMALINK | EDIT/DEL
어헛~ 루저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 요즘도 퀘이크 하시나요 ㅎㅎㅎ
내가 나를 길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문득 정신이 팍 드네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
(par)Terre | 2006/04/20 21:3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딴지를 걸든, 요소를 더 넣자하든 그저 "네. 나중에 여력이 되면요." 라고 말합니다.
글강 | 2006/04/20 22:10 | PERMALINK | EDIT/DEL
여력이 없다는 핑계를 댔는데, 갑자기 다른 파트에서 burning하는 경우를 가끔 봤습니다 -.-;;; 그럼 말릴 수도 없고 대략 OTL
(par)Terre | 2006/04/22 00: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 그럴땐 다른 중요한 일을 먼저 주면 해결.
글강 | 2006/04/24 14:11 | PERMALINK | EDIT/DEL
으흐흐흐흐흐
오오오옷 | 2006/04/24 13: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만 잡다한 것들에 박식하다고 해봤자, 그것들을 정제하고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그건 결국 정신의 쓰레기장에 불과할 뿐이다.

왠지 이말에서 피카소가 생각나는 이유가 멀까요.
글강 | 2006/04/24 14:12 | PERMALINK | EDIT/DEL
음? 피카소가 저런 말을 했었던가요?
오오오옷 | 2006/04/27 17:40 | PERMALINK | EDIT/DEL
말을 한게 아니라, 엄청난 정밀묘사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상화를 그렸으니 말이죠. 그도 데뷔초에는 평범한 화가에 불과했습니다.
호크윈드 | 2006/05/01 11: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적당한 수준에서의 절제란 언제나 예술 작품(그것이 상업예술이라도)을 만드는 사람은 항상 고려해야 할 대상입니다.
하지만... 저도 사실 글강님과 같은 함정에 빠져 있는 것 같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쬐끔 연차 되고 경력 쌓았다 싶은 사람들이 쉽게 빠지기 쉬운 함정이겠죠.

그래도 또 하나의 해결책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냥 다 늘어놓는 거죠! 상업적 성공은 못할지 몰라도 다 늘어놓으면 나름 인정을 받는 경우도 있을 수능 있으니까요(영화 "데드 얼라이브"나 "황혼에서 새벽까지"가 좋은 예일 것 같군요)
글강 | 2006/05/01 13:28 | PERMALINK | EDIT/DEL
좋은 포트폴리오는 될 수도 있겠죠 으흐흐흐흐 ;;;
Name
Password / Secret
Homepage
◀ PREV : [1] : ... [88] : [89] : [90] : [91] : [92] : [93] : [94] : [95] : [96] : ... [243] : NEXT ▶






BLOG main image

«   2009/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전체 (243)
Life (141)
Game (102)

쾌유를 빕니다. 건강,..
지킬박수(호빵맨) 01/03

새해 덕담 - 진정한 위로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01/01
실패한 스쿼드 게임 '블..
게임을 만드는 한사람의.. 2008
한마디 첨언하자면.
하이얼레인의 얼음집'▽.. 2008
08년 총선 투표 인증
Dreaming Gold Dragon's.. 2008
온라인 게임은 게임이..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2008

Tattertools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