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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강, 2005/10/26 23:28, Game]
게임을 개발함에 있어 '유저'라는 존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문제는...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면 안된다. 언제나 유저의 입장이 되어서 게임을 바라보아야 한다.


... 이건 뭐 반론의 여지도 없는 정론.

그런데 유저의 입장이 된다고는 하지만... '유저'라는 단어 하나에 엄청나게 넓은 바리에이션이 포함되어 있으니, 결국 엄밀히 말해 개발자는 '어떤 유저의 입장이 될 것인가?'의 문제로 축약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즉 개발자의 내면에 하나의 '유저상'을 그려내고, 그 입장에서 사고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어떤 유저상을 그려내야 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은 어떨는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 속에 있는 유저라는 것은...


바보, 멍청이, 천치!

숟가락 쥐어주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밥을 일일이 퍼먹여줘야 하는 존재!

... 이다 -_-;



우와아... 이 쯤에서 발끈하시는 수많은 유저분들의 함성이 아련히 들려오는 듯 싶지만 -_-;

자, 자. 잠시 진정하시고... 이야기를 계속 해보자.

유저를 저렇게 생각하는 것은, 일단 어느정도 내 성격에서 기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 때,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성격이다. 뭐 어찌보면 졸라 소심한 성격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사고 패턴이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내가 개발하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는 바보다'라는 가정을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화면에 아이콘이 하나 있다고 치자. 이 아이콘이 어떤 기능을 하고,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여부를... 유저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까?

"뭐 까이꺼 커서 올려놓는 경우 툴팁 뜨게 하면 끝이자나?"

툴팁이야 당연히 떠야지. 그런데 만약 '어라 화면에 뭔가 뜨기는 했는데 이게 과연 뭘까?'라고 어리둥절해하며, 미처 커서를 올려볼 생각을 못하는 유저라면?

"자 그럼 아이콘 밑에 타이틀을 써주면 어떨까?"

오케이. 타이틀 좋지. 그런데 그 타이틀이 '설명문'이 아닌 이상은 결국 함축적인 명사일 수밖에 없다. 그 명사의 뜻을 못알아먹는 유저라면 어떻게 하지?

"게임에서 쓰이는 그 명사가 어떤 의미인지를 유저에게 가르친다면?"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사이트같은 곳에 매뉴얼을 올려놓으면 유저들이 그 정보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삑~~~! 사이트같은 곳에 안가보는 유저라면??? 게임의 일은 게임 내에서 해결하자고. 그보다는 튜토리얼 같은 곳에서 화면 내의 아이콘 배치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튜토리얼 지겹다고 넘기는 유저도 많잖아."

그렇지! 그렇기 때문에 튜토리얼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이외에도 게임 내에 등장하는 다양한 텍스트(대표적인 예는 퀘스트겠지?)를 통해 유저가 '게임 용어'를 숙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제가 필요하겠지.

"야야 이 게임에 쓰이는 용어가 얼마나 많은데?"

그러니까... 일단 용어들은 최대한 쉬워야겠지. 아울러 용어들에 일관성 있는 규칙을 적용하여 이해를 도와야 할 것이다.

"... 어이 아이콘 하나 설명하자면서 너무 멀리 가버리는 것 아니야? 설마 유저들이 그렇게까지 멍청하겠어?"

응. 나는 유저들이 바보 천치멍청이라고 생각해.




... 낄낄낄. 소심한건 둘째치고, 인생 참 피곤하게 사는 스타일인지도 모르겠다 ;;;

하지만 뭐랄까... 아이콘 하나의 직관성에 대한 생각이 게임 전반에 걸친 '친절함'으로 연결되는 흐름... 내 생각에 그리 나쁘지는 않다.

너무 멀리 가는 망상일지 모르지만, 게임이라는 것은 수많은 요소들이 얽혀 있는 유기체(?)같은 놈이니까... 하나의 요소를 최대한 '바보 친화적'으로 한다면, 자연스레 다른 요소들도 '친절'해질 수 있는 것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따라서 유저들은... 바보다.



뭐 이런 생각 덕분에 피곤한 것은 내 주변 사람들이다. 실제로 마찰을 빚어본 적도 많고 -.-;;; 하지만 어차피... 아무리 저렇게 생각하고, 주장해봤자 공공의 적 - '스케쥴'이라는 놈이 막강히 버티고 있는 한 생각의 30%도 제대로 구현하기는 힘들다.

망상을 가로막는 현실의 벽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망상은 크고 아름다워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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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 2005/10/26 23: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게임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커뮤니티 서비스 등에서도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유저들은 예측가능한 모든 실수를 하고 에측하지 못했던 실수까지 합니다. '유저'라는 집단이 워낙 넓고 포괄적이기 때문이죠.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어차피 이런 건 아무도 안보니까 대충 넘어가자"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ねじまき | 2005/10/27 13: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유저는 어떨 때는 명분으로 이용됩니다. 보통 대가 쎈 기획자끼리의 회의 등에서 사용되는 역습 내지는 딴지걸기 패라죠.
마치 옛 왕조에서 [백성]을 위해서 라는 말과도 비슷한데, 유구한 권력의 암투 속에서 '백성'이란 명분은 자기한테 유리한 자기 해석적인 백성입니다.
본 내용하곤 아무 상관없지만 문뜩 생각나서 -_-
고어핀드 | 2005/10/27 14:14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개인적으로 버튼식 인터페이스보다 클릭 앤 드래그가 유저들에게 좀 더 쉽게 느껴지지 않나 싶네요. 미디블: 토탈 워 같은 경우는 그냥 말을 드래그해서 얹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깊이의 플레이가 가능해서 좋아합니다. 역시 잘 만든 게임이긴 하지만 처음엔 잘 모르는 버튼이 잔뜩 있는 신장의 야망을 보다 생각이...
글강 | 2005/10/27 14: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고어핀드 // 대충 생각나는 대로 끄적인 '사례'에 대해 분석하려 들지 말지어다 -.-
오오옷 | 2005/10/29 00: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번에 제가 쓴 닉이 생각이 안나 이닉으로 적심다..;

귀찮다라... 퀘스트의 수행 없이도 무조건적인 클릭으로 조금씩 읽을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면... 아는사람한테 불편하겟군요.

그리고 '바보'라기보다는... 처음 접한다는 의미의 표현... 우음.. 그러니까 그런 단어 없나.. 그게 나을듯한데.. 바보는 가르쳐줘도 모르는..;;

그리고 마소이야기두 다루셨으면 좋겟는데...;; ㅇㅅㅇ
고어핀드 | 2005/10/29 04: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분석하자, 분석하자, 분석하자..... ^_^ [←청개구리-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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