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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강, 2005/10/15 11:52, Game]
하나의 게임이 출시되었다고 치자. 그런데 그 게임이 실로 참담한 퀄리티를 보여준다면...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비판할까?

유저의 입장에서는... 흔히 '개발자의 능력'을 비판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간단하고도 명쾌한 입장이다. 만드는 사람의 실력이 부족하니 저런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드는 사람 잘못이다. 끝.

... 쉽고 간편해서 좋기는 하지만...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개발사가 애초에 말도 안되는 인력 구성으로 너무 짧은 기간 동안 개발을 강요한 것은 아닌가? 프로젝트 진행 관리를 대충 한 것은 아닌가? 개발사 내부에 정치적 알력이라도 존재한 것은 아닌가? 즉 개발자 개별의 능력보다는 개발 환경의 문제에 더 집중하게 된다.

어느 입장이 보다 더 핵심에 근접해 있을까?




가재는 게 편이기 때문에 -_- 나는 후자 쪽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자의 능력이라는 것은... 물론 훌륭한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있을 수록 좋겠지만, 혼자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 모든 개발자들에게 출중한 능력을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세상에 천재적인 개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몇명이나 있겠느냐 말이다. 맡은 일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이 있는 범재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충분하지 않아! 개발자는 천재적(창조적?)이어야만 해!'라고 하신다면... 다 굶어죽어야지 뭐 할 말 있나.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다른 분야에도 굶어죽어야 할 사람들은 좌악 널려버리는거 아닌가?

그럼 1%의 천재들을 제외한 99%의 평균적인 능력을 가진 개발자들이 어떻게 좋은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 때 부각되는 것이 바로 개발 환경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게임 개발을 말아먹는 정치]라는 글에서 언급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는데... 실제로 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수백만가지 '외부 요인'들이 개발자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얽혀들어 게임을 나락으로 이끌게 된다.

존 카멕을 데려다가 개발을 한다 할지라도, 사장이 툭하면 불러내서 '어제 우리 딸이 그러는데 지금 만들고 있는 둠4에 핑크빛 하트 무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군!(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무려 실화)'이라고 갈구거나, '업무간 잡담 금지! 사무실 이탈 금지!'와 같은 식으로 군대같은 사무실 분위기를 강요한다면... 글쎄? 과연 좋은 게임이 나올 수 있을까? 나올 수 있을 리가 없다. 절대. 천재도 난감한 환경에서는 스러지게 마련이거늘, 99%의 범재 개발자들이라면 이런 경우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것인가?

... 엄청나게 운이 좋지 않고서야 퀄리티가 참담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국 참담한 퀄리티의 게임을 평가할 때 유저와 개발자의 입장이 갈라지는 이유는, 그 '외부 요인'이라는 놈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아니 '아는 것'으로는 한참 부족하다. '겪어보느냐', '겪어보지 못하느냐'의 차이가 또 백만 광년 정도...

따라서 유저들에게 개발자의 입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건 애초에 당연한 일이라는 결론이... -_-;

뭐 개발자들끼리나 그냥 술자리에서 푸념하고 마는거지... -_-;

...

...

... 라고는 했지만, 제목을 보시라. 개발자가 푸념에만 매달려 있다보면 함정으로 쏙 빠져들어 버린다.

능력의 문제보다는,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개발 환경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위에서 주리줄창 떠들어 놨지만... 맡은 일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가진 범재면 충분하다고 지껄여 놨지만...

이것이 자기 개발에 게으른 개발자의 변명이 되어 버린다면, 그 순간 그 개발자는 범재도 못되는 '둔재'가 되어버린다.

또한 개발 환경에만 너무 집착하다 보면, '시스템 빠돌이'가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여러모로 유명하신 지박사님의 홈피가 아마 '시스템 클럽'이었지? 그렇게 되고 싶은가?

엄밀히 말해 오히려 개발자들이 더 나서서 '능력'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정상이지 않을까. 그런 이야기가 계속되다 보면 서로 얻는 것도 많을테고...

개발 환경이 모두 같다면 그 때 남는 것은 능력의 문제일 뿐이니까, 언젠가 그 날이 오면(과연) 그 때엔 제발 게임의 퀄리티가 곧 개발자의 능력으로만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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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사람이 사는 곳을 만드는 사람들 | 2005/10/28 15:26 | DEL
분명 개발자와 기획자, 혹은 경영자 간의 의사소통의 부재로 인해 원했던 원치 않았던 저 퀄리티의 게임이 나올수도 있다. 이는 개발자와 경영자 뿐 아니라 디자이너 , 기획자 , 마케터 등등의
하이얼레인 | 2005/10/15 14: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사실 어느쪽이든 말이 맞습니다(웃음) 사실,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한 책, 컬럼등을 읽어보면 "사람이 잘나고 못난거에 상품의 품질이 일정 이상 좌우되고 있다면, 그거 회사에 조낸 문제 있다는 거고 개발 환경이 무진장 후진적이란 이야기거든?"이란 말이 주리줄창 등장하시죠. 그리고 다른 업계에 계신 선배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게임바닥이 아직 오래되지도 못했고, 거길 끌고 있는 사람들도 경험이 없어서 개발 시스템의 중요성을 제대로 모르고 있어. 쯧쯧"류의 내용이 되게 많아요. 그리고, "전부 다 맞는 말"이고요.

허나'-'a 개발 체계라는게 잡혀있는 흔적이라도 보이는 동네는, 국내 업계에서 정말 한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고-_- 그나마 되어있는 곳도 대단치는 않죠.(...사실 조금이라도 안되어있는 곳에선 조금이라도 되어있는게 무진장 부럽지만 ㅡㅜ) 그러니 업계에서 어느정도 굴러본 분들의 말씀이 하나같이 "어디든 다 그래"이고-_-

또, 실무를 맡고 있는 대다수의 개발자는- 저걸 개선할 수 있는 여지, 능력, 여건이 거의 없어요'-'a 회사 굉장히 윗쪽까지 올라가야하는 일이고, 윗쪽에서 그런 것의 필요성을 얼마나 느끼고 있느냐도 문제고... 해.서. 실무자는 그냥 조낸 삽질하고 맨땅에 헤딩하는거죠 뭐'-'

문제는, 저런 것에 투덜거리면서 삽질을 하든, 안투덜거리면서 삽질을 하든 삽질하는건 마찬가지라는 것-_- 해서, 만일 "어차피 삽질을 해야 하고, 삽질을 안하는 방법이 있긴 한데 내 위치에서 안되는 것이라면" 삽질의 효율을 높이는 쪽을 궁리하면서 조용히 삽질하는게 백만배 나은거죠/--/ 삽질하기 싫어!라고 앵앵대..는것 까지는 좋은데 그걸 빌미로 일 팽개치고 데굴거리는 사람들은... 엄-_-(아니 진짜로 많다니까요 이런 사람.) 관심을 가지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것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때와 장소는 대부분 따로 있죠( '')

개발 체계는'-' 그나마, 국내 상황을 보면 큰 기업을 중심으로 조금씩은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윗분들끼리 조낸 싸우기, 자원 확보하기 등)을 생각해보면, 앞으로도 시간은 어느정도 걸릴 듯 하고요. 하지만 제자리는 아니니까. 기다려볼만은 하죠'ㅅ'a 처음부터 다 잘되어있는 터가 어디있겠어요.

덧 : ..개발자들한테 말고 소비자들한테서 이런 이야기가 좀 많이 나와줬으면 하지만.. 핑크빛 꿈이려나요 잇힝/--/

덧덧 : 아, "우리딸이..." 케이스는 저도 M모사에서 겪어봤( -_);; (아들 딸 조카 등등 대군이 와서 휩쓸고 가셨다는- _-) 걔네가 개발비 다 회수해주고 매출 올려줄 것도 아니잖OTL
하이얼레인 | 2005/10/15 14: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잠깐 생각난건데, 개발 시스템이 참 잘되어있는 정말 멋진 회사가 하나 생각났어요.

EA라고...........(자폭)
글강 | 2005/10/15 16:0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음? EA 아직도 개발 해요? 얘네들 이제 퍼블리싱만 하지 않나 ;;;
라프 | 2005/10/15 16: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 인터뷰가 제일 기억에 남네요.

'EA에서 만약 괴혼같은 게임디자인을 내놓으면 개발을 할것인가?'
라는 질문에.. '우리는 그런 게임은 개발하지않을것이다'라고 했었죠..

확실히.. '기업'적인 모습이죠. 주주들에게 보면 바람직한.
코프 | 2005/10/15 16: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러고 보니까, 둠4 에 핑크빛 하트가 있었다면...

생기발랄호러물이 되려나. -_-;

설마 제 2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_-;
(par)Terre | 2005/10/17 00: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둠4에 핑크빛 하트.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정화시키는 건가요.?
(이하 자잘한 잡글 삭제.;; 흠흠.)
엔젠드 | 2005/10/28 15: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테스트로 보낸건데. 진짜 보내졌네요.
틀린글이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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