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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강, 2005/08/04 13:10, Game]
정치라는건 저기 여의도 텔레토비궁이나, 파란 기와집에 있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정치를 하고 있다! 사회 생활에 있어 능력의 문제가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정치의 문제이다!

... 이건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다 -_- 약간은 은어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는 '정치'...

게임 개발사라고 해서 이 정치가 없을까? 그럴 리가 있나.




유저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게임 개발사는 뭔가 다를 것이다'라는 막연한 상상이다.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게임 개발자들이, 젊음과 꿈을 하얗게 불태우며 밤새 컴퓨터와 씨름하는 아름다운 회사... 일 것 같은가?

꿈깨시라. 개발자도 사람이고, 개발사도 결국 회사이다. 물론 이 열악하기 짝이 없는 근무 환경과, 암담한 시장 상황을 빤히 알면서도 계속 게임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개발자들이 나름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봤자 결국 개발자는 '사람'이다. 옆집에 사는 아저씨보다 단지 '게임'이라는 분야에 대해 더 많은 지식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뿐이다. 뭐 옆집 사는 아저씨는 그 대신 다른 분야에 대해 더 많은 지식과 능력을 가지고 있겠지.

결코 특수한 인종이거나 한 것이 아니다.

개발사 역시 게임이라는 '상품'을 찍어내서 '팔아먹는' 회사일 뿐이다.

결코 특수한 분야이거나 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드라마나 영화같은 데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치'의 문제를, 게임 개발사에서도 보게 된다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울러 드라마나 영화같은 데에서 회사내 정치 싸움이 흔히 회사를 말아먹듯, 개발사 내의 정치 싸움은 게임 개발을 말아먹는다.

뭐... 정치같은 것 없이 좋게좋게 팀원들이 협동하야 게임 개발에 매진하는 개발사도 물론 존재한다. 아울러 정치의 문제를 특정 형태로 분류할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정치가 개발을 말아먹는 양상은 그 때 그 때 다르다. 한마디로 정의할만한 특성은 딱히 찝어내기 힘든 것이다.

(몇가지 대표적인 양상은 게임 개발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고 있는 몇몇 기사나 글에서 나타나기는 하지만서도... 흠. 가장 대표적인건 역시 '낙하산'인가?)

그냥 내가 흘러흘러 들은 정치 문제의 예를 좀 썰푸는 정도로 마무리 해볼까나.



1. 전형적인 낙하산

대기업 출신으로, 사장의 친구라는 연줄로 부서장이 된 A씨. 전형적인 '낙하산'인데... 게임 개발은 x도 모르지만, 게임 플레이는 폐인적으로 좋아한다.

... 이런 사람이 위에 있으면 개발자로서는 악몽이다. 대기업의 경영 시스템을 코딱지만한 회사에 적용하겠다면서 열라 빡빡하게 굴고, 오지랖은 무지하게 넓어서 모든 부서, 모든 팀의 일에 사사건건 관여한다.

문제는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게임 개발은 x도 모른다는 것. 이 사람이 아는건 오로지 '내가 플레이하는 ###라는 게임이 무지하게 재미있으니, 이것과 비슷하게 만들면 대박칠 것이다'라는 점 뿐이다.

그래서 이 사람은 ###처럼 만들라고 개발자들에게 끝없이 강요한다! 개발자들 반발한다! 하지만 A씨에게는 사장이라는 빽이 있다! 개발자들 때려치고 나간다! 그래도 A씨는 계속 다른 개발자들을 대체 인력으로 투입하며 무조건 개발하는 것으로 밀어 부친다!

그렇게 나온 게임은...? 퍽이나 재미있겠지? 다행히(?) 출시도 못하고 A씨가 담당하던 부서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

결국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A씨는 회사에서 물러난다. 그리고는 마지막 결정타! 회사가 자신에게 야근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면서, 소송을 제기한다. 어찌 보면 멋진(?) 사람이다.




2. 양산형 재앙

역시나 대기업 출신의 B씨. 어찌어찌 연줄 타서 개발 부서의 장이 되었다. 게임 개발은 얼추 알지만... 문제는 문어발이라는 것이다.

문어발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불러왔다. 한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개발자들을 툭하면 불러내서 '이런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것도 같이 추진해보자'는 이야기를 한다. 어디서 그렇게 외주일을 많이도 구하는지, 자체 개발로도 바쁜 개발자들을 계속 바깥으로 휘두른다.

당연히 자체 개발 중인 프로젝트는 이리 휘청, 저리 휘청거리게 마련. 외주 프로젝트는 잘 돌아갈 것 같은가? 마찬가지로 휘청휘청. 잘되는건 하나도 없다. 악몽같은 게임들만 양산된다.

그러면서도 사장에게는 프로젝트가 잘 굴러가고 있다고 말한다. 사장도 눈이 있는지라 결과물이 뭔가 삐걱거리는 것을 눈치채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직 개발중이라 그렇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로 떼운다.

떼우고, 떼우고, 또 떼우다 보니 사장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체 개발물의 출시를 요구한다. 그래서 결국 B씨는 개발자들에게 터무니없는 일정을 강요하며, 밀어부친다.

그렇게 나온 게임은...? 퍽이나 재미있겠지?




3. 시기와 질투

C라는 온라인 게임이 대박을 쳤다. 정말 운좋게도 정치같은데 영향 안받고, 개발진들이 똘똘 뭉쳐 걸작을 하나 뽑아낸 것이다.

당연히 C를 개발한 개발진들은 회사 내에서 영향력이 높아졌고, 좋은 대우를 받게 되었다.

... 문제는 이를 다른 팀들이 시기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점점 C 개발팀을 견제하고, 심지어 여자 문제나 술 문제, 근태 관리 등을 이유로 온갖 중상 모략을 하기도 했다.

결국 C 개발팀의 분위기가 점점 아름다워지고, 개발자들이 하나 둘 씩 회사를 뜨게 되었다.

문제는 C라는 게임이 '온라인 게임'이라는 점이다. 온라인 게임은 당연히 지속적인 패치와 업데이트를 해줘야 하는데... 개발사 상황이 요모냥이니... 그런 것이 잘 될 리가 없다. 개발자들도 떠났고.

결국 C라는 게임은 '비운의 걸작'이 되고 만다. 아멘.




4. 낚시의 대가

D씨는 전형적인 정치꾼이다. 실무 능력은 제로. 하지만 발이 무지하게 넓고, 탄탄한 연줄을 통해 언제나 부서장의 위치를 맡으며 이 개발사, 저 개발사를 전전한다.

발이 넓다보니, 프로젝트를 대외적으로 화려하게 포장하는 것은 참 잘한다. 유저들이 게임에 대해 잔뜩 기대하게끔 만드는 것도 나름의 실무 능력일까?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결국 밑의 개발자들이 어찌어찌 아둥바둥 게임을 개발하기는 하지만... 윗선에서의 지원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개발은 애초에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정작 출시된 게임의 퀄리티는 처참한 지경이 되고 만다.

"그렇게 자랑하던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왜이렇게 안좋은거죠?"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D씨는 "개발자들 능력이 허접해서 어쩔 수 없네요."라고 말하고는 다시 연줄 타고 다른 회사로 훨훨 날아간다.

말아먹은 게임이라 할지라도 결코 자신의 책임은 아닌 것으로 포장하고, 경력에 한 줄을 당당히 추가하는 그의 능력은 탁월(?)하다.




결론은 간단하다.

아무리 똑같아 보이는 '출시 게임'이라 할지라도, 그 뒤에 숨어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천차만별이더라.

'저 게임 왜 저렇게 허접해? 무슨 배짱으로 저딴걸 출시한거야?'라는 의문 뒤에는 흔히 정치의 문제가 끼어있더라.

개발자도 결국 사람이고, 게임 개발사도 결국 회사인지라... 오만가지 종류의 사람들이 꼬이고 꼬여서 문제가 생기더라.

뭐 그렇다는 거지... ( --)

개발사 단위로 보자면야... 이런건 욕먹어 마땅한 일이니 유저들이 비판한다 해도 변명할 꺼리조차 없다.

굳이 '정답'을 이야기 해보자면... 제발 정치로 짱구 굴리지 말고, 게임 개발사 내에도 체계적인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건전한 기업 문화를 한번 만들어 보자...?

낄낄. 노조조차 없는 게임 개발 업계에서 퍽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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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하 | 2005/08/04 15: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러게요 퍽이나.. ㅡㅜ
자네도 | 2005/08/04 15: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S그룹도 노조 없잖아요(...)
글강 | 2005/08/04 15: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S는 돈 많이 주잖아!!!

(... 라고 하면 정치적으로 매우 올바르지 못한 견해 표출입니다요)
하얀불꽃 | 2005/08/04 17: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괜찮은 블로그....
자주 방문할께요 ㅎㅎ
꼴초붕어 | 2005/08/04 18:14 | PERMALINK | EDIT/DEL | REPLY
2번 예를 보니 갑자기 왱알왱알 플래시가 떠오르는 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_-;
글강 | 2005/08/04 18: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하얀불꽃 // 어이쿠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꼴초붕어 // 새는 왱알왱알 저는 찌질찌질대죠 -.-
닉없음 | 2005/08/05 00:0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우음 s그룹은.. 파업해도 대체 인력이 많지않을까요...?? 톱은 다 거기로 가서 줄서있자나요...;;

비운의 걸작이라... 찌질찌질이라도 업데이트를 할수 있지는 않을까요?

노조는 결합해서 힘(영향력)이 형성될때 결성할수 있는거라고 하셨자나요..

그럼 게임업게도 방금 비운의 걸작 처럼.. 게임 하나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영향력을 발휘할수 있지 않을까요?
글강 | 2005/08/05 00: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닉없음 // 현실적으로 들어간다면 뭐 다양한 상황이 있을 수 있겠죠.
개발진들이 배째라 시위를 할 수는 있겠지만서도... 그게 잘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죠. 아울러 개발진들이 배째라를 하느니 차라리 팀 단위로 다른 회사로 옮겨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 내키는 대로들 합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저런 상황에서는 박차고 나와버리죠 ; 남아있어봤자 뭐 비전이 보이겠습니까 ;

영향력이라는 것이... 좀 애매한데요. 개발진들 다 나간다 하더라도 다른 개발자들 들여와서 소스 분석시키고, 이후 패치 작업 진행할 수 있습니다 -.- 애초 개발 의도에서는 좀 벗어날 수도 있겠지만서도... 뭐 그것 역시 새로 올 사람들 능력에 달린 일이겠죠.

사측에서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지않나 싶습니다. 콧대도 높아지고 몸값도 비싸진 개발자들 다 내보내고, 값싼 개발진들을 들여와서 유지보수만 하는 것도 꽤 매력있는 일이긴 하죠 ( --)
Exthrill | 2005/08/05 00: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역시 글강님>,<
무릉동원 | 2005/08/05 03: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게임업계 밥을 저도 좀 먹었나봅니다. ㅠ.ㅠ 다 공감이 팍팍되네요. 근데 좀 애매한게, 저도 성질이 있어서 눈에 띄게 정치적인 사람들과는 대놓고 싸우곤 했는데.. 살짝 소심하게 눈에 안보이게 그러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구요. 가늘고 길게 묻어가려나보다 하고 방심했던 인물이 알고보니 중상모략꾼인 경우도 있고..

사람사는 곳인데 정치가 아예 없을수는 없겠지요. 건전한 정치라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개인적인 해결책으로는, 그런 곳은 빨리 뜨는게 상책. ^^ (저는 병특때문에 옮기지도 못하고 맘고생하곤 했었지요;;; - 군대에서 개고생 하신분께는 지송;;;)
(par)Terre | 2005/08/05 11: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너나 잘하세요" 한마디 날려주는 쎈쓰!
(그보다 정치를 잘 해야 겠죠 -_-;)
글강 | 2005/08/05 11:0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얼라룡 ~_~ 예로 든 것들은 제가 경험한거 아닌데용 ;
들어들어 알고 있는 일들이예용 ㅎㅎㅎ
나그네2 | 2005/08/06 04: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4번사례를보니 아무래도 '아크RO도'가 떠오르는....
나만 그런가...-_-;;
글강 | 2005/08/06 08:2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럴리가효 ~_~
디온 | 2005/08/07 12: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째 마비노기가 떠올라서 씁쓸하군요.
닉없음 | 2005/08/07 13: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엥 마비노기 개발자가 한번 물갈이(..;)라도 &#46124;나요? 저는 이용자라 잘 몰라서..;;

사측에서 유지 보수만 한다라... 참 좋은 대체법인거 같기도 해요..;; 팀단위로 회사를 옮긴다라.. 전 그런것은 하나도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역시 세상이란것은 제대로 접해보지 못한 제 머리로는 복잡한 사정이 많나봅니다.

아~ 빨리 로또1등 걸려서 게임회사 지분이라도 조금 사고싶다.
Fan. | 2005/08/11 04: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치의 세계란건 무섭기 짝이 없습죠 아주 그냥.
지르곤 | 2006/05/24 11:30 | PERMALINK | EDIT/DEL | REPLY
4가지 중에 3가지를 격은 저로서는... 스스로 대견해 해야하는 것이군요;; 안습
karlung | 2007/01/24 05: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치를 안해야 할까요 ^^? 제생각엔 아닌것 같습니다.
위에서 열거한 저런 사람들은 정치가 아닌 사기를 치는거죠..꼭 국개으원님들 같은 부류라 하겠네요.
저런 사기정치꾼들에게서 프로젝트와 부서를 보호하려면 그 리더는 그보다 더한 정치꾼이 되야합니다.

단, 정치란, 원래 백성을 이롭게 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로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정치를 하는 리더가 있는 팀이라야 외압 안받고 일합니다.

말 그대로 쥐뿔도 개발에 대해서 모르는 리더라고 해도,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닌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하는 리더가 온다면, 그 프로젝트는 안될수가 없겠죠.

가끔 개발부서 계신분들 보면, 사기정치를 하는 분들도 안습이지만, 너무 순진무구하셔서 사기정치꾼들에게 희생당하는 능력있는 분들을 많이 본지라..
씁쓸합니다.
글강 | 2007/01/24 12:24 | PERMALINK | EDIT/DEL
아아 외압으로부터 팀을 보호하는 정치. 이건 다분히 긍정적이겠죠 :)

... 하지만 그런 외압이 발생하게 된 근본 원인이 정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니... 후 -_-)y- ~

사기꾼은 일단 퇴출이 시급하고, 개발 프로세스의 정착을 통해 윗동네의 정치도 일소되기를 일단 기대해 봅니다... 라지만 쉽지 않은 일이겠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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